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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영화&드라마)/영화

샤이닝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 닥터슬립 리뷰

by 베터미 2019.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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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30년을 뛰어 넘은 후속작이 나왔네요. 영화를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익숙한 영화일듯한 <샤이닝>의 후속작입니다. 영화 관련 수업에서 <전함 포템킨>, <시민케인> 즈음부터 시작해서 근세로 들어 오면 꼭 봐야 할 영화로 <샤이닝>과 <시계태엽 오렌지> 등을 봤던 기억이 있는데요. <샤이닝>을 보고 <닥터슬립>을 보니 오마주는 알겠는데 내용은 영화 글래스화되어 버렸네요. 

닥터슬립


글래스가 떠오르는 이유


<언브레이커블>은 요즘엔 힘을 못 쓰고 있는 감독 M. 나이트 샤말란의 초기작 중 하나인 <식스센스>에 열광했던 팬들에게는 필구 아이템같은 거여서 당연스럽게 보게 됐는데 이 영화를 볼 때만 해도 이게 히어로물이라는 생각은 눈꼽만큼도 못하고 봤습니다. 미약하게 초능력을 다루는 것 같기는 하나 어떤 방식으로건 히어로물로 이어지리라는 상상은 못했는데요. 

닥터슬립 글래스


이어지는 두번째 작품 <23 아이덴티티>는 한 술 더 떠서 괴기스러운 능력과 다중 정체성을 가진 범죄자를 그리고 있어서 실제 있었던 인물을 배경으로 했다는 사실에 집중할 뿐 이 두 작품을 딛고 글래스라는 안티히어로물을 내놓을 줄 역시 상상하기 힘들었습니다. <글래스>는 <닥터슬립>과 유사하게 장장 20년에 걸쳐 3부작을 마무리했는데요. 


그런 면에서 닥터슬립과 샤이닝의 시간 간격과 다소 당황스러운 히어로물로의 전환은 글래스와 굉장히 닮아 있습니다. 차이점은 같은 감독이 맡았냐, 다른 감독이 맡았냐가 되겠군요. 


샤이닝 보고 봐야 되나


그냥 독립적인 영화로 봐도 내용 전개를 이해하는데는 크게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오마주에서 얻는 즐거움을 위해서라면 꼭 보고 봐야 됩니다. 영화 내용은 말 그대로 샤이닝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샤이닝'은 범상치 않은 능력을 총칭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1편인 <샤이닝>에서는 이 능력을 가진 대니보다는 광기에 젖어 가는 주인공 잭 니콜슨과 영화적인 장치에 집중해서인지 전혀 초능력물로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언브레이커블> 보는 기분으로 볼 수 있는데요. 

샤이닝


그래서인지 감독인 스탠리 큐브릭의 욕심으로 완성된 것처럼 보이는 <샤이닝>을 원작자인 스티븐 킹은 좋아하지 않았다고 전하는데요. 반면, 대작을 맡았다는 부담감에 시달렸을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은 스티븐 킹에게 원작에 가깝게 만들겠다고 어필해서 영화화에 동의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런 썰에 따르면 <닥터슬립>이 소설 원작자의 의도에 가깝다고 보이지만 두 영화는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일장일단


샤이닝을 보면 감독인 스탠리 큐브릭이 얼마나 완벽주의자인지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데요. 카메라의 위치가 거의 대부분 중심을 마치 자로 맞춘 것처럼 맞춰 놓고 좌우대칭도 거기에 맞춰 움직입니다. <닥터슬립>의 시작도 이 좌우대칭 아이콘같은 호텔 바닥 모양을 오마주하며 시작하는데요. 감독의 광기가 배우들에게 전염된 것처럼 잭 니콜슨의 미쳐 가는 연기와 다가오는 공포에 경악하는 셜리 듀발의 연기는 공포스럽고 초조하고 진빠집니다. 

샤이닝 닥터슬립


<샤이닝>에서 셜리 듀발이 완전 진이 빠진 것처럼 맥없이 있다가도 공포에 소리를 지르고 하는 걸 보면서 저건 그냥 실제가 아닌가 하고 의심했었는데 거의 실제로 자연스럽게 나올만큼 배우들을 감독이 몰아세웠다는 후문이 있더군요. <닥터슬립>은 이런 배우의 연기와 영화적인 장치보다는 내용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결이 완전히 다릅니다. 그래서 두 영화를 놓고 동등하게 만족할 사람은 없을 것 같군요. 


<닥터슬립>은 마치 작가가 샤이닝이라는 괜찮은 컨셉을 만들어 내고 대니라는 캐릭터를 창조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난 뒤 어떻게 됐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서비스컷같은 느낌이더군요. 전반적인 설정에 대한 설명이 많이 부족해서 의문은 많이 남지만 더 이상의 시리즈가 나올 것 같진 않네요. 스티븐 킹 시리즈가 용두사미처럼 좋은 설정으로 시작해서 끝이 미약한 경우가 많아서 그러려니 해야겠습니다. 


영화 한줄평: 뱀파이어에 관한 신박한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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