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해리단길 맛집 딥플로우커피

해운대에 자리잡기 시작한 해리단길이 있습니다. '리단길'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이제는 막바지가 아닌가 싶은 막차 탄 해리단길인데요. 서울의 경리단길이 원조인데 원조보다 따라한 길들이 더 흥행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경주에 황리단길이 대표적인데요. 경주교촌 한옥마을이 힘을 좀 받는가 했더니 그 일대가 완전히 신흥 카페거리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어서, 옛 해운대역 뒷길로 오래된 가옥들을 개조한 카페와 음식점들이 생기기 시작했는데요.

 

아직 진행중인 곳이라 어수선하고 공사중인 곳도 많아서 첫인상은 썩 매력적이지 않았는데 정비가 다 되고 나면 해운대 해수욕장과 상성이 좋을 것 같은 조합이었습니다. 사실, 딥플로우커피라는 곳을 찾으러 간 것은 아니었는데 원래 찾으려던 카페가 폐업했는지 사라졌더군요. 그냥 발길을 돌리려다가 신상이 넘치는 거리를 거닐기라도 해보자 싶어 돌다가 이런 곳에 로스터리 카페가 있다니 하면서 들린 곳이었습니다.

 

위치와 메뉴

위치는 해리단길에 있습니다. 해운대 역사를 지나서 조금만 더 가면 보이는 가까운 위치에 있는데요. 주변에 차를 댈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서 여간하면 대중교통으로 가는게 좋을 것 같더군요. 

기본 메뉴는 이렇게 나와 있는데요. 

딥라떼는 커피집에서 시그너처로 내놓은 메뉴와 비슷한 종류였구요. 못 보던 메뉴가 코르타도라는 스페인식 라떼였는데요. 모르는 메뉴라 물어 봤더니 에스프레소와 우유를 1:1로 섞은 방식의 커피라고 하더군요. 호기심이 동해서 일단 메뉴 하나 추가했구요. 그리고 로스터리 카페에서 빠질 수 없는 드립커피도 하나 주문했습니다. 

 

미처 사진으로 담지는 못했는데 거의 10가지 원두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중에서도 '럼'이라는 단어가 확 꽂혔던 메뉴 콜롬비아 산타 모니카 카스티요 럼을 주문해 봤습니다. 

 

커피 취식 후기

해운대 카페 맛집이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곳들이 대부분 시그너쳐 라떼를 필두로 한 일반적인 메뉴를 선보이고 있어서 차마 입장하지 못했었는데 제대로 고른 카페다는 생각이 드는 곳입니다.

카스티요라는 이름을 가진 친구가 있어서 더 익숙하게 눈에 띄었던 메뉴 카스티요 럼이 나왔는데요. 이거 진짜 술맛 납니다. 커피 맛이 이럴리 없어 하는 느낌이 드는 맛이구요. 그 동안 여러 산지의 원두를 꽤 많이 맛봐 왔다고 생각했는데 상상도 못했던 맛이 납니다. 위스키나 럼주를 먹어 봤다 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만족할만한 메뉴입니다. 거기에 은은하게 퍼지는 향과 살짝 중량감 있는 맛이 좋습니다. 커피를 과일주처럼 먹고 싶다 하는 분에게 추천합니다. 

 

좋은 원두와 살짝 덜 볶은 원두를 활용한다면 커피보다는 진짜 과일주스같은 맛이 나는데요. 딥플로우커피는 그런 면에서 로스터리라는 간판을 바람직한 맛을 내는 곳이었습니다. 

이건 스페인식 라떼라는 코르타도입니다. 우유 비중이 적어졌다는 이유로 플랫화이트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실제도로 비슷하긴 합니다. 질감이 좀 더 진득해졌다고 보면 되는데요. 비중이 비슷하다고 해서 에스프레소가 세게 올라오지 않을까 했는데 부드럽습니다. 그리고 카페 내에서 먹으면 주어지는 디저트도 커피와 훌륭하게 어울렸구요. 

 

해운대 해리단길에 있는 다른 카페를 가 보지는 못해서 비교군이 없지만 어쩌다 걸린 커피 집이 진짜 맛집이었습니다. 젊은 사장님이 운영하는 것 같은데 무슨 조화로 이런 조합을 마련했는지 궁금해지는 카페입니다. 세계 몇 대 커피다 해서 비싼 가격을 받고 파는 곳도 많은데 그런 곳에 반기를 드는 것처럼 독특한 원두를 통해 인상적인 맛을 빚어낼 줄 아는 카페였습니다. 해운대 커피 맛집을 찾는다면 딥플로우커피 강력하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