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명 예언 대한항공 007편 격추 사건 관련 팩트체크와 함께하는 감상기

시작은 도서관의 신작 코너에서였습니다. 재무장관께서 아이들과 자주 들리는 도서관에 처음 가봤는데 입구쪽에 있는 신작 코너에 눈길을 떼지 못하고 서성이다가 '김진명'이라는 이름이 보여서 이 분 또 책을 내셨나하며 슬쩍 들어본게 한달음에 책을 읽다가 애들 안 챙기고 책만 본다고 핀잔을 들었네요.

■ 책에 관한 짧은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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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를 보려고 찜해놓은지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정말 다작하시는 분 같습니다. 일단, 기본적인 책의 내용을 평하자면 신비한TV 서프라이즈 에피소드 하나를 본 기분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TV를 볼 생각이 없었는데 문득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 내용을 하는구나 하고 살짝만 볼까?하는 기분으로 앉았다가 통으로 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딱 그런 기분으로 한 큐에 끝까지 읽고 말았습니다. 

이 분의 작업스타일을 보면 시대의 현황에 대한 관심이 뚜렷하게 있고 최신기술까지 두루 섭렵하는 스타일에 돈이 될만한 키워드를 뽑아낼 수 있는 기자같은 촉이 있다고 느껴지는데요. 역사에 관심이 있다고 거듭 밝히고는 있지만 대선때는 대선관련 책을 싸드가 이슈일 때는 싸드 관련 책을 중국과 미국의 대립구도가 번뜩이고 있을 때는 미중전쟁을 내는 등 시류에 영합하는 키워드과 몰입력 있는 캐릭터로 책을 양산하고 있지 않나 싶을 정도로 제 때에 책을 내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다만, 캐릭터에 대한 묘사는 철저하게 배제한 것처럼 예쁘다, 안 예쁘다 수준에서 그쳐서 이미지를 상정하기가 힘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러시아 여자친구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안해주니 딱히 아는 러시아인도 없고 예쁘다는 말에 떠올릴만한 인물이 안젤리나 다닐로바밖에 없어서 그래도 부러운 녀석이군하고 짐짓 상상을 했지요.

다소 도발적인 책의 제목은 마치 마지막 장면을 암시하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소련이 붕괴하고 러시아로 바뀌는 과도기에 발생한 사건의 중심에 마치 우리나라가 큰 계기를 부여한 것 같은 설정이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팩트체크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 대한항공 007편 격추 사건 팩트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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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대한항공 007편 격추 사건의 전말에 관한 내용은 그냥 역사적인 사실을 그대로 재구성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공개된 사실에 근거해서 쓴 것 같구요. 주인공만 서로 다른 팩트들을 이어주기 위한 매개로 설정된 인물이 아닌가 합니다. 

실제, 레이건 대통령의 눈엣가시와도 같았던 인물인 맥도널드 민주당 하원 의원이 이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어 관련한 음모설이 고구마줄기처럼 펼쳐졌지만 실제로는 잘못된 기기 조작으로 인한 오인사격으로 결론이 난 바 있습니다. 이 때 격추를 한 러시아의 조종사인 겐나디 오시포비치 역시 실존인물이구요. 처음에는 민간항공기임을 모른척 잡아 떼다가 나중에 인정한 것 역시 사실입니다. 

미국과 소련의 치열한 냉전 중에 일어난 사건이라 정치적 의도에 대한 추측이 난무했지만 마치 나비효과처럼 기기 조작 에러가 정치적 판단으로 인한 잘못된 결정들이 겹쳐지면서 수많은 희생을 나은 안타까운 사건이었습니다. 

■ 문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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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에 세계적인 종교지도자로 나오는 문에 대해서 궁금증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미국에서도 유명하고 고르바초프를 직접 면담하면서 너희들이 잘못되었어라고 일갈하지를 않나 북한에 가서 김일성한테 주체사상을 포기하라고 하지를 않나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이 문은 허구의 인물일 것이라고 추측을 했는데요.

알고보니 통일교 교주인 문선명을 차용했다고 하는군요. 실제, 다양한 매체와 기록에서 '공산주의는 틀렸다', '하나님을 믿어야 한다', '소련은 멸망한다' 등의 대범한 말을 했다는 자료에 근거해서 책 내용을 구성했다고 합니다. 이런 부분이 시의적절한 이유는 자본주의에 가까워지기는 했지만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과의 갈등이 싸드로 인해서 극대화된 시점에 책이 출간되서가 아닌가 하는데요. 종교 자체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엄청나게 대범한 인물이 아니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드는 부분입니다. 

주인공과는 교도소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데요. 실제, 문선명은 기독교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유대인들을 적대시하는 경우까지 생겨서 모종의 배경작업이 있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선교헌금에 대한 이자소득의 세금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국 댄버리 연방 교도서에 수감된 바 있습니다. 

■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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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자체가 간결하고 군더더기가 없어서 주마간산하듯이 슥슥 지나가도 내용을 이해하는데는 크게 무리가 없는 책입니다. 인물에 대한 세세한 묘사가 없어서 이미지를 만드는데는 조금 애를 먹는 부분이 있구요. 

역사적 팩트를 가지고 작가가 하고 싶었던 일이나 했어야 하는 일을 화풀이하는 것처럼 써내려간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작품입니다. 주인공인 지민을 통해 그 한을 풀어 보려고 애를 쓰는 것처럼 보이지만 갑작스러운 해피엔딩으로 퇴장하고 문으로 주인공이 교체되는 부분에서는 난데없지 않나하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이 분의 작풍은 헐리우드 스타일이구나 하는 느낌이 드는 예언이라는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