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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미 시리즈 - 은퇴 후 변호사로 변신한 김정학 전 부장판사와 그 분 이야기

by 베터미 2018.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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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초 김정학 인천지방법원 민사항소심 부장판사의 은퇴소식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전 부장판사가 됐는데요. 경남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뒤 1986년 28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습니다. 사법연수원은 18기로 수료를 했는데요. 이후 1989년부터 인천지방법원에서 판사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2004년에는 부산지방법원에서 부장판사가 되어 전국 각지를 돌며 일선 법원에서 판사로서 활약을 했습니다. 이제 은퇴한 이 분 앞으로는 법무법인 에이스의 변호사로 활동을 하신다고 하는데요. 어릴적 소아마비를 앓아 몸이 조금 불편하신 분인데 정년에 변호사로서의 새 삶을 열어 가시는 열정적인 분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 분과 그 분의 간극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경우에 따라 나름의 각색이 들어갔음을 알려 드립니다.

파파미 시리즈 김정학 전 부장판사편



■ 떡잎부터 보자


김정학 전 부장판사는 서두에 밝혔듯이 경남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경남고등학교는 야구 선수를 많이 배출한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정치인과 법조계 인사들이 가득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도 여기를 나왔고 차기 부산시장으로 물망에 올라 있는 분이죠.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이 고등학교 출신입니다. 그리고, 오늘 이야기할 그 분과 김정학 전 부장판사, 미투 운동의 중심에 서 있기 전에 유명한 연극연출가였던 이윤택 역시 이 고등학교를 나왔습니다. 

경남고등학교 동문 이대호


김정학 변호사(이하 김변호사)는 어릴 적 소아마비를 앓아서 몸이 불편했습니다. 이를 알던 친구 달은 김변호사의 책가방을 들고 중학교때부터 고등학교까지 같이 등교를 하다가 매번 지각을 했다고 하지요. 미안한 마음에 '지각생게 생겼으니 먼저 가라'라고 해도 끝까지 함께 해 준 친구였습니다. 진짜 가 버리면 허전할 것을 알고 그냥 지각하는 편을 택했던 사람인 것이죠. 어릴 때부터 독서를 많이 하고 시사에 밝았던 그와 이야기를 하면서 등교를 하다 보면 가파르고 먼 길을 아주 짧은 거리를 가는 기분으로 주파했다고 합니다. 


■ 주변의 증언


비슷한 일화는 계속됩니다. 이 중에 하나가 요즘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이윤택 연출가가 밝힌 것인데요. 사람이 어떠한지는 논외로 두고 그가 밝힌 내용 자체만 살짝 옮겨 보겠습니다. 그는 달에게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청년이라고 부른바 있는데요. 여기에는 김변호사와 얽힌 일화가 관련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소풍을 갈 때의 일입니다. 보통, 버스를 타고 내려서 산길을 통해 저수지나 절에 가는 루트를 타는데요. 다리 아픈 친구가 뒤처진 겁니다. 많은 다른 학생들은 이 다리 아픈 친구가 절뚝이면서 뒤쳐져 걸어가는 걸 보고도 그냥 지나갔습니다. 대개 그러하듯이 말이죠. 그 때, 달이 등장합니다. 이윤택 연출가는 어차피 고등학교 때 달과 그렇게 친한 편이 아니라서 잘 몰랐겠지만 사실 달과 김변호사는 중학교때부터 챙겨 오던 사이였습니다. 그의 눈에 비친 달은 아마 아름답다는 표현이 굉장히 적절했을 텐데요. 별로 친하지도 않았던 그의 모습을 오랫동안 머리 속에 남겨 두기가 충격적인 일이 아니었으면 힘들었을 것입니다. 다들 그냥 지나치는 몸이 불편한 친구를 처음부터 끝까지 챙겨 주다 못해 업고 가기 시작했으니까요. 

문재인 김정학 소풍


사실 김 변호사는 아예 소풍에 갈 생각이 없었습니다. 포기하는 편이 더 편했기 때문이었는데요. 달은 '같이 가자'며 그의 손을 이끌었습니다. 결국, 달이 김변호사를 업고 목적지에 도착했지만 다른 친구들은 이미 소풍을 다 즐기고 마치기까지 30분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었습니다. 그래도 둘은 가는 중간에 도시락을 같이 나눠 먹으면서 재미있게 보냈고 김변호사는 이 날은 최고의 시간으로 손꼽습니다.


반전은 그 뒤에 이루어집니다. 마치, 오래된 청소년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봄직한 일이 실제로 벌어진 것인데요. 달과 김변호사의 사정을 알게 된 친구들이 소풍에서 돌아올 때는 50명이 교대를 하면서 등을 대주어 소풍 장소에 도착할 때보다 훨씬 빨리 귀갓길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달이 나중에 밝히기로는 '내 키가 조금 더 크고 힘이 셌으면 정학이를 마음껏 업고 갈 텐데'하며 속으로 울었다고 하는군요. 어릴 때부터 깊이를 알 수 없는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문재인 김정학 업다


■ 법조인의 길에 디딤돌이 되어 준 달


달과의 인연은 여기에서 끝나는게 아닙니다. 김변호사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집안사정으로 고시공부를 중간에 그만두고 시작한 사업에 실패했을 때 고시공부를 다시 권하고 뒷바라지까지 자처한 것이 다름아닌 이 달이라는 인물입니다. 김변호사는 '앞날이 캄캄하던 그 때 재인이가 내 사정을 알고는 자기가 모든 비용을 다 댈 테니 고시공부를 시작하라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가 주저하자 후배까지 동원해서 꼭 모시고 데려 오라고 했다고 결심을 종용했다고 하지요.

김정학 변호사


그 당시, 달 역시 변호사로 개업한지 얼마 되지 않아 여유가 없을 때였는데 이미 부산 구포에 고시원을 구해 놓고 김변호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새롭게 바뀐 고시 관련 서적과 용돈 그리고 고시원비까지 대주면서 그의 공부를 지원한 것입니다. 이런 친구의 지원으로 2년 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그는 부장판사를 거쳐 이제 변호사로의 새 길을 가게 된 것이죠.  

김변호사는 달에게 신세를 많이 진 것에 대해 인정하고 오히려 그것에 대해 뿌듯하다는 생각을 밝혔습니다. 


사람의 인성은 어느 시점부터 만들어지는가가 참 궁금해지는 그 분의 이야기 소개해 드렸습니다. 중이병 중이병하는 시절부터 친구에 대한 마음씀씀이가 남달랐던 것 같은데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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