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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소식

미셀 뷔시 작가의 책 그림자 소녀 리뷰

by 베터미 2018.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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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끝내는데 다소 인자한 공력이 필요한 책 그림자 소녀 리뷰입니다. 

이 책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끝까지 가는데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내심을 가져와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여느 소설책보다 분량이 많은 편이라는 점이구요. 두 번째 이유는 도입부가 그렇게 재미없다는 점입니다. 

그림자 소녀 작가 미셀 뷔시


옆으로 잠깐 새자면 작가 느낌이 살짝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닮았습니다.


■ 전자책에 속아서 끝까지 읽다


종이책 시장과 전자책 시장의 중간쯤에서 저울질하면서 필요한 책을 사거나 빌려서 보고 있는데요. 종이책과의 큰 차이점 중에 하나가 책의 분량을 표지만 보고 가늠하기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종이책 기준으로 528페이지 분량인데요. 댄 브라운 소설이었으면 진작에 분권을 해서 2권으로 내지 않았을까 할 정도의 분량인 것이죠.

댄 브라운 미셀 뷔시 공통점


전자책은 글자의 크기나 문단 넓이 등을 임의로 조절할 수 있다 보니 페이지는 옵션에 따라 수시로 바뀌어서 어느 정도 분량인지 쉽게 가늠하기가 힘든데요. 그런걸 모르고 꾸역꾸역 읽다시피했는데 마치 사람들이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는 썰(?)처럼 뒤로 갈수록 재미가 생겨서 읽는 속도도 빨라지는 특이점은 있습니다.


■ 그림자 소녀의 특징


헨젤과 그레텔에서 빵을 떨어트려서 돌아가는 길을 되짚듯이 소설을 전개하면서 뿌려놓은 떡밥들이 하나둘씩 생기면서 긴장감 넘치게 보던 드라마가 결정적인 순간에 끝나 버리는 양 읽는 것을 멈추면 궁금함이 해결되지 않는 답답함이 장점입니다. 


특히, 각각의 캐릭터들에게 빙의하듯이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심리 묘사를 세밀하게 풀어 가기 때문에 결정적 순간에 다다르기까지는 누가 주인공인지조차 제대로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구체적이고 세세한 묘사가 일품입니다. 작가의 말을 한 번 빌어 봅니다.

반전은 위험한 요소다. 반전이라는 건 독자들을 놀라게 할 수 있짐나 믿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나는 결말과, 결말의 반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독자들이 이야기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읽도록 노력한다. 읽을수록 사건이 해결되는게 아니라 오히려 더 미궁에 빠지도록 이야기를 만든다. 미끄럼틀을 올라가듯이 증거들을 하나씩 쌓다가 책이 끝나기 100에서 150페이지 전쯤 모든 걸 터뜨린다. 그 뒤에는 그냥 미끄럼틀에서 내려가는 일만 남기에 계속 읽게 된다.


그렇습니다. 미끄럼틀을 올라가는 과정은 힘들지만 계단마다 뿌려진 떡밥에 못 이겨 줏어 먹다가 떡밥이 해결되는 순간 마치 모든 걸 예상하기라도 했다는듯이 결과에 몰입하게 됩니다.

미끄럼틀 타는 것 같은 책


■ 줄거리


어떻게 보면 뻔한 플롯이 아닌가 싶을 내용인데요. 가난한 A가정과 부유한 B가정의 어린 딸과 부모가 비행기를 타고 돌아 오는 길에 사고를 당해 모두 다 사망한 가운데 딸만이 굉장한 우연과 운의 힘을 빌어 살아서 18세를 맞이합니다. 


부유한 B가정은 돈의 힘으로 그 딸 릴리를 자신의 딸이라 주장하고 A가정은 변호사를 잘 만나 공작을 잘한 끝에 양육권을 따냅니다. 18년이 흘렀지만 이 딸의 진짜 가정이 누군지는 여전히 모호한데요. 그 증거를 찾아 18년에 걸쳐 B가정의 지원을 받아 릴리가 누구 딸인지를 조사하게 된 그랑둑이라는 사설 탐정과 애매모호한 관계에서 릴리와 사랑에 빠진 A가정의 오빠 마르크 등 주변인물들이 진실을 파헤쳐 가는 과정을 그린 책입니다. 

그림자 소녀 노르망디


작가의 내공


미셀 뷔시는 노르망디에서 태어난 프랑스 작가이자 루앙대학교 지리학과 교수입니다. 이 이력이 고스란히 책에서 드러나는데요. 노르망디 지역을 배경으로 해서 지리적인 묘사가 굉장히 탁월합니다. 서두에 댄 브라운을 굳이 언급한 이유는 이런 점 때문인데요. 댄 브라운 소설을 보면 이탈리아, 프랑스 등의 역사적인 지역에 대한 세밀한 묘사가 잘 되어 있어서 관광 안내를 위한 책자로도 손색이 없는데요.

미셀 뷔시 노르망디 프랑스


미셀 뷔시의 책 역시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세밀한 지역 묘사가 돋보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국내에 들어오면서 <그림자 소녀>라는 이름으로 제목이 바뀌었는데 원작의 제목은 <그녀 없는 비행기>였습니다. 원작의 제목은 굉장한 스포일러를 함유하고 있어서 작가의 의도가 궁금할 지경인데요. 그래도 내용과의 연결점은 분명한데 한국어로 번안하면서 내용과의 연관성이 사라진 것 같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사실, 리디북스에서 무료 대여 이벤트를 하지 않았다면 평생 보기나 했을까 싶은 책인데요. 덕분에, 좋은 작가를 알게 됐습니다. 이게 리디북스의 큰 그림이겠죠?ㅎ 추리소설과 반전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앉은 자리에서 쉽게 끝까지 주파할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왠지 프랑스에 가봐야할 것 같은 생각을 들게 하는 책 그림자 소녀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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