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크린(영화&드라마)/영화

세종과 장영실의 브로맨스에 상상 톡톡 영화 천문 후기

by 베터미 2020. 3. 9.
반응형

우리나라 멜로 장인 허진호 감독의 영화가 역사물이라서 갸우뚱했는데 역시나네요.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호우시절> 등의 멜로 영화로 장인 반열에 든 그가 만든 역사물이라 혹시나 했는데 말이죠. 세종과 장영실의 꿀 떨어지는 브로맨스에 녹아나는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천문

 

■ 조선 최고의 과학자 장영실

장영실은 요즘으로 생각하면 다문화 가정에서 자란 영특한 아이였는데요. 일찌기 태종에게 발탁되어 일하다가 세종이 즉위한 뒤 명나라에 유학을 갔다 와서 자격루 등 천문기구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최고의 과학자라는 칭호가 무색하게 그의 죽음에 대해 알려진 기록이 없는데요. 장영실이 감독해서 만든 세종의 가마가 부서져서 불경죄로 파면과 동시에 곤장 80대를 맞았다는 기록 이후에는 그의 행적에 관한 기록이 없습니다. 

 

확실히 노비 출신 천출이라고 하는 신분을 넘어서서 관직에 오르는 과정에서 관성을 못 이긴 사대부의 견제를 많이 받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안여건만 하더라도 장영실의 임무는 제작 감독이었는데 임금의 안위와 관련된 일이라고 사헌부의 견제를 받아서 직을 파면당한 것으로 보이구요.

영화 천문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사대하는 관성이 베인 관료들의 모략이 없었을 리 없어 보이고 희생양이 되어 버린 듯한 영화의 해석도 그럴싸합니다. 이 영화는 이 사건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세종과 장영실 사이에 있었을 법한 이야기를 현대적인 감각과 브로맨스적 멜로를 섞어서 잘 버무려 표현했습니다. 

 

■ 역시는 역시

허진호 감독과는 인연이 꽤 긴 배우 한석규와 명실공히 대배우인 최민식과의 만남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화제가 될만한 영화였는데요. 역시나 꽃중년 연기파 배우들의 케미가 대단한 영화입니다. 자칫 늘어질 수도 있는 장시간의 클로즈업 장면을 어색하지 않게 소화해 내는 이들을 보고 눈물을 훔친 관객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우리 집에는 감동 브레이커가 있어서 살이 꽤 후덕하게 찐 최민식 대배우를 보고 '저 아저씨 못생겼어, 뉴스공장 김어준 닮았어'라고 하는 바람에 두 명의 유명인을 일타이피하면서 감동은 길게 가지 못했습니다.

 

세종대왕하면 바늘에 실처럼 따라 오는 '한글 창제'라는 업적 뒤에 중국, 당시에는 당나라와의 대외정치와 사대하는 내부세력과의 내부정치까지 감내해야 했을 세종의 고뇌와 추진력을 생각하니 인간적으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역사책에 적혀 있는 세종이 한석규같았으면 좋았겠다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영화입니다. 역사가 증명해 주지 못한 장영실의 후일담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이렇게까지 구현해 냈다는게 놀랍구요. 재택근무 하면서 꼭 봐야할 영화로 추천합니다. 

반응형

댓글


TOP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