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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먹고잘살기/맛집정보

예약필수 제주 맛집 얼랑핀칙하도야

by 베터미 2022.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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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하는 MBTI의 형식에 제일 앞에 나오는 문자가 E와 N인데요. E는 외향적인 성격을 의미하고 N은 내향적인 성격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TV를 자주 보지는 않지만 식당에서 얼핏 본 요즘말로 외향성이 극대화 되면 빅E라고 하는 모양이더군요. 여기는 가봐야지하고 리스트업해 놓은 제주도 식당이 다수 있었는데 그 중에 한 곳이 얼랑핀칙하도야라는 식당 이름이 반칙인것 같은 느낌의 식당입니다. 이 곳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이 바로 다름 아닌 빅E인듯 하더군요.

맛도 맛이지만

참고로 이 곳은 예약제로 운영되는 곳이라 발길닿는대로 가다가 들리면 낭패를 볼 수 있는 몇몇 제주 음식점 중 하나입니다. 동부쪽을 테마로 움직이고 있어서 한 번 가야지하고 있다가 예약 때를 놓쳐서 아차하고 들어갔는데 마침 12시 자리가 남아 있더군요. 그래서 일단 예약부터 하고 고민하기 시작했는데요. 네이버 예약이 SNS 기능도 제공한다는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챗봇같은게 있어서 정해진 틀에 맞춰서 안내가 오는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계속 안내가 들어 옵니다.

4명으로 했는데 아이가 몇이냐, 회는 잘 먹느냐, 예약 확정하려면 예약금을 입금해야 한다 등등 안내가 계속해서 몰아칩니다. 이런 1:1 실시간 응대가 가능한 식당은 별로 상상해 본 적이 없어서인지 새롭습니다. 고민끝에 3인분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에 3인분으로 확정해서 예약을 했구요. 이 때 느꼈던 빅E의 포스를 현장에 가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얼랑핀칙하도야의 뜻과 위치, 메뉴

일단 식당 제목이 길기도 하고 입에 착 붙지 않아서 뜻을 꼭 물어봐야겠다 싶었는데 얼랑핀칙은 '찬란하다'라는 제주방언이라고 합니다. 같은 단어의 축제를 열기도 했던것 같은데요. 여기에 식당이 위치한 하도리에 있는 식당이라는 의미로 하도야가 붙었네요. 구좌읍, 세화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해 있어서 근처 카페와 바다를 즐기기에 좋은 위치에 있습니다.

지금에 와서 검색을 해 보니 과거에는 메뉴가 훨씬 다양했던 듯 한데 지금은 오마카세처럼 1인당 4만원으로 메뉴가 정해져 있습니다. 아마 계절마다 메뉴가 달라질 것 같은데요. 이번에 갔을 때 맛 본 메뉴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샐러드, 사시미, 스테이크, 가라아게. 에비후라이, 알탕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메뉴에 없는 쌈용 감태와 꼬시래기 등이 장과 같이 나옵니다.

얼랑핀칙하도야 식사 후기

제주도 맛집을 검색하다 알았다기 보다는 이런 저런 활동 끝에 줏어 들은 식당 정보들을 모아 뒀던 것을 대방출해서 기록했던 곳을 하나둘씩 찾아서 방문중인데요. 얼랑핀칙하도야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신선하고 두껍게 썰려 나온 사시미 쫄깃함과 고소함이 살아 있는 맛이었구요. 그 중에 다시마에 24시간 숙성해서 제공한다는 사시미는 왜 때문에 다시마에 싸서 숙성했을까 생각하면서 먹다가 혼자 다 먹고 재무장관님께 등짝 맞을 뻔 했습니다. '이상하게 맛있네' 하면서 계속 집어 먹고 있다가 '나도 좀 먹자'는 일갈에 젓가락을 놓았습니다.

이렇게 먹는 와중에 하나둘씩 식당을 나서는 손님들에게 사장님은 빅E다운 면모로 '이렇게 날씨도 좋은데 다음은 어디로 가세요?'하고 물어 봅니다. 어디에 간다하면 물어보지도 않은 팁을 하나둘씩 던져 주기도 하구요. 일련의 질문과 답이 손님마다 계속되는 가운데 '이제 집에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듣자 '이 찬란한 날씨에 근처라도 좀 보고 가라'며 또 팁을 줍니다.

위에 아이폰의 과도한 배경 날리기가 참사를 불러 일으켜 날려버린 녹색 형체가 바로 다시마에 숙성시킨 사시미입니다. 사장님의 재기발랄함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어른보다 더 회를 정성껏 장에 발라 흡입하고 있는 둘째 아이에게 '회에 정말 진심인 아이군요. 이렇게 잘 먹을 줄은 몰랐습니다'하며 너스레를 멈추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음식이 나올 때마다 음식에 대한 디테일한 설명도 놓치지 않으셨구요. 심지어 나오는 음식마다 요리에 진심인 사람이 만든 것처럼 다 맛있더군요. 이 아귀살로 만든 스테이크도 일품이었습니다.

에비후라이는 땅콩소스를 얹혀 나왔구요. 통통한 새우살과 잘 어울렸습니다. 아이의 식성에 경탄하시더니 원래 3개인데 서비스로 하나 더 주셨습니다.

가라아게 역시 아몬드, 양파, 소스 등과 잘 어우러진 맛이었구요. 여지없이 깔끔하게 비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알탕이 나왔는데요. 이 쯤 되니 배가 불러서 거의 들어가지 않을 지경이었는데 밥과 함께 먹으니 이것 또한 시원하고 칼칼하고 맑은 맛이 또 밥을 부릅니다. 얼랑핀칙하도야는 이제 제주도 맛집 하면 떠오르는 집이 될 것 같습니다. 계절마다 바뀔 것이라 짐작하는 그 메뉴 또한 맛 보고 싶어 계절이 바뀔 때 또 방문하고 싶네요. 맛도 맛이지만 사장님 멘트도 어떻게 진화할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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