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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영화&드라마)/영화

82년생 김지영 영화보고 책 본 후기

by 베터미 2019.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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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영화보고 책까지 일거에 해결한 뒤 느낀 소회를 풀어 봅니다. 워낙 SF나 망상 따위의 주제를 다루는 영화나 드라마,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류의 책은 아예 눈길도 안 주는데요. 그래서 아마 옆에서 찌르는 손이 없었다면 평생 볼 일이 없었던 책일 것 같습니다. 


꼭 한 번 봐야 한다는 권유에 영화를 보게 됐는데 왜 그렇게 남녀 갈라치기의 희생양 혹은 뜨거운 감자가 됐었나 이해가 잘 안 가서 책도 한 번 봐 보라는 권유에 순한 양처럼 살포시 집어 들었는데 분량이 얼마 안되서 또 금방 읽히는군요. 영화를 보고 책을 보니 의문점이 많이 해소되는 한편으로 영화에 뭐 이렇게 많이 덜어내서 혼란을 일으켰나 싶기도 하네요.

82년생 김지영 책


다큐와 소설을 오가는 픽션


특이한 접근을 하는 소설입니다. 인간 김지영에 관한 이야기에 집중하다가 문득 카메라 밖으로 스토리를 관장하는 어떤 이의 목소리로 '그런데 말입니다'하면서 통계치로 근거를 제시하는 형식을 반복합니다. 이게 소설에 대해 신뢰도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해서 넣은 것 같은데 몰입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군요. 


이 통계치 삽입때문에 그럴듯한 추측이 하나 생기게 되는데요. 다양한 사례들을 모아 놓고 그 사례에 맞춰서 이야기를 가공해 냈을거라는 추측입니다. 그래서인지 김지영의 일대기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는 바는 아니지만 머피의 법칙도 아니고 세상의 불운이 모조리 몰린 것 같은 인간 김지영에 대해서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판단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82년생 김지영 책


영화는 남편인 대현의 비중이 꽤 커져서 오히려 대현의 시선에서 김지영을 바라보는 것처럼 편집이 됐는데요. 관객이나 독자를 이해시키고 공감시키기 위해서는 오히려 이런 장치가 더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다만, 소설 등장인물 중에 차승연처럼 김지영의 워너비처럼 좋아했던 인물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어 뜬금포 등장이 되어 버리는 난감한 덜어내기는 아쉬웠네요. 정신병이나 우울증, 빙의 등이 혼재한 김지영의 알 수 없는 병에 집중한 점도 영화 장르를 미스터리 스릴러로 바꿀 뻔한 허점 중에 하나로 여겨집니다. 


시절이 뒤엉킨 공감 가는 내용들


소설에 등장하는 에피소드, 영화에 등장하는 에피소드 공감이 가지 않는 내용은 거의 없었던 듯 합니다. 하나같이 다 있을 법한 내용이고 그런 방식으로 상처를 준 이가 있다면 보고 개선해야 될 일입니다. 그런데 너무 한 군데 다 모아 놨어요. 그런 의식이나 발상이 있을 법한 시절이 82년생에게가 아니라 72년생에게 있어야 되지 않을까 싶은 구석도 많았는데요. 

82년생 김지영 후기


이렇게 시절이 앞뒤가 섞인 에피소드를 한데 묶어 놓으니까 반감을 가진 이도 생기는 것 같군요. 진짜 그 시절을 살았던 또 살고 있는 80년대 초반생들에게 말이죠. 내 바로 옆에 있는 아내나 친구 혹은 친구의 친구에게 들어봤음직한 이야기가 하나나 둘 정도만 겹쳐도 공감이 배가될텐데 작정하고 성인지 감수성 부족한 사례 모음집격으로 한 캐릭터에게 몰빵을 해놔서 반감을 생기게 하는 면도 없잖아 있어 보입니다. 


어딜 가나 중간이 어렵다


증시의 장기 차트를 보면 바람 잘날이 없습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계속 치솟는 시절도 있는 반면 지하실이 어딘지 모르고 바닥으로 내리꽂는 날도 있는데요. 그래서 좁은 기간으로 보면 주식은 항상 광기에 위아래를 휘몰아치는 시장이고 넓은 기간으로 보면 우상향하는 참한 시장입니다. 가까이서 보는 파도가 무서워 보여도 우주에서 보면 파란색 바다의 잔잔한 일부분으로 보이는 것처럼 말이죠.

증시 우상향


조남주 작가가 어떤 의도로 글을 썼는지는 분명해 보이는데 그만한 효과는 본 것 같군요. 이 책을 혹은 영화를 보고 공감으로 위로받았던 이들도 있을테고 감정을 이입해서 같이 분노했던 이들도 있을테고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이라고 욕하는 이도 있는게 당연해 보입니다. 이런 현상은 자연스럽게 뭍 위에서 논란이 되고 사회 구성원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이야기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면 중간을 찾아가겠죠. 우상향하는 증시처럼 발전하면서 말이죠. 결론은 증시가 계속 우상향했으면 좋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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