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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영화&드라마)/영화

뻔한 내용 뻔하지 않은 기술 영화 백두산

by 베터미 2020.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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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 밝힌 적이 있는데 CG가 들어간 한국 영화는 그리 즐겨 보는 편이 아닙니다. 그래서 천만 찍었다는 <신과 함께> 시리즈도 뒤늦게 보고 웹툰에서 취사선택해서 잘 만들었다 싶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이번에 이병헌, 하정우, 마동석이라는 쟁쟁한 출연진이 등장한 <백두산>도 거리를 두고 어디 두고 보자하고 쳐다만 보고 있었던 것도 그간의 습관을 반복한 결과였습니다.

 

뜬금없이 신파로 몰아가는 설정이 반복된다는거에 닭살 돋을만큼 거부감이 있는지라 인터넷에 떠도는 평들만 보고 또 볼 생각을 않고 있었는데 설연휴에 날씨가 구린 탓에 집에서 굴러 다니길 거듭하다가 가족영화로 선택해서 봤는데 이거 재밌네요?

백두산 잠수교

■ 신파에 방어력이 100 증가했습니다

신파도 반복되다 보니까 방어력이 증가하는가 봅니다. 화장실도 가지 않을 것 같던 수지가 임신한 연기를 했다는데서 충격을 먹었던게 채 가시기도 전에 조인창(하정우)와의 부부 연기를 보면서 일단 영화의 결말은 120% 짐작이 가더군요. 하지만 이건 우리나라 영화라서 깔 일이 아니고 할리우드에서도 밥 먹듯이 반복되는 설정이라 재난영화의 공식을 충실히 따랐구나 하고 토닥거려 봅니다. 

 

북한의 이중스파이로 등장하는 리준평(이병헌)은 우리나라로 치면 백두대간급의 존재감을 영화에서 드러내는데요. 주로 눈물, 콧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가 딸을 찾아 가는 장면에서 역시 할리우드 영화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이 영화가 또' 하고 으레 신파가 엄습함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지만 이병현의 눈물, 콧물 연기 앞에서 덩달아 눈물, 콧물 빼게 되는건 어쩔 수 없습니다. 이병헌 대배우는 인정할 수 밖에 없네요. 

백두산 이병헌

■ 재난영화에 구멍은 또 하나의 공식

재난영화에게 바늘과 실처럼 따라 다니는게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내용인데요. 이를 하나의 공식으로 인정하고 편안하게 보면 영화가 더 재미있습니다. 영화를 연출하는 감독이 개떡같이 이야기를 하더라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스킬이 필요한 장르가 아니었던가 하는데요.

 

<백두산>에서 영화의 몰입감을 앗아간다 싶은 임신한 최지영(수지)의 초능력자설을 뒷받침하는 잠수교 탈출 장면과 엘리베이터 뜬금 탈출신은 실제로는 촬영을 했다가 뺐다고 하더군요. 속도감 있게 영화를 전개하고 연출의 중심을 이병헌과 하정우의 브로맨스에 더 주기 위해 뺐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조인창(하정우)이 엘리베이터에 아내 구하러 갔다가 돌아갔다가 했으면 더 말이 안될수도 있을 뻔했습니다. 

 

■ 덱스터 포트폴리오는 진행형

국내외에서 CG 잘 만드는 회사로 발돋움하고 있는 덱스터의 포트폴리오에 <백두산>이 추가됐습니다. <미스터고> 역시 CG는 좋은데 내용이 좀...했는데 <신과 함께> 시리즈는 대박을 터뜨리고 이번 영화 <백두산>은 대박은 아니더라도 중박은 될 것 같군요. 제작비가 300억원 정도 된다고 하는데요. 손익분기점이 그래서 무려 730만명인데 820만은 넘었으니 중박은 중박입니다.

백두산 후기

아무리 욕 먹을데로 욕을 먹어도 800만은 넘기니 신기한 일입니다. 이병헌과 하정우의 연기 대결 보는 재미라고만 치부하기에는 할리우드와 어깨를 견줄 수 있을 것 같은 CG는 감탄이 나옵니다. 기본으로 천억원 이상 들이는 블록버스터 할리우드 영화에 견줄만한 CG를 뽑아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엔지니어들이 갈려 나갔을지 생각하면 안타깝지만 누가 봐도 현실감 있게 잘 만들었다는 생각입니다. 스토리 작가도 같이 연성을 좀 하면 대박날 영화가 줄줄이 등장할 것 같은 기대감도 생기는군요. 

 

그런 의미에서 제임스 카메론처럼 없는 스토리도 마치 원래 있었던 것처럼 만들 수 있는 대작가의 강림도 원하는 바입니다. 이러다가 덱스터픽쳐스는 믿고 보는 제작사로 각인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재밌네요. 10점 만점에 8점 가능합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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