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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먹고잘살기/맛집정보

부산 이색 맛집 민속손칼국수

by 베터미 2020.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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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칼국수는 크게 선호하는 메뉴가 아니라서 찾아서 가는 편은 아닌데 좋아하는 사람들하고 같이 살다 보니 정기적으로 칼국수집을 찾아 다니고 있습니다. 부산에는 왜인지 모르겠는데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의지를 꺾어 버리는 칼국수 맛집 공원칼국수가 유엔공원 근처에 있습니다.

 

물총조개를 푸짐하게 넣은 대접에 칼칼한 김치가 인상적인 곳인데요. 이쪽을 지나다니는 길이라도 될라치면 으레 한 번 시도해봐 하고 눈길을 보내는데 갈 때마다 줄을 길에 늘어서 있어서 대안을 찾거나 기회를 다음으로 넘기기로 해 버리는게 몇 번이었는데요. 이제는 그렇게 아쉬워 하며 지나가지 않아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 맛집이 있어 소개해 드립니다. 

 

■ 민속손칼국수 등장하자마자 2대 무슨 소리?

일단 위치부터 설명 들어갑니다. 지하철 역에서는 대연역에서 걸어 가면 가까운데요. 거리가 살짝 있어서 식사와 인근 평화공원 유엔공원 등을 구경할 작정으로 가면 구성이 좋습니다.

 

아직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 지도에도 검색되지 않는 따끈따끈한 곳인데요. 위에서 언급한 공원칼국수집을 지나서 100미터 거리 내에 있습니다. 여기는 등장하자마자 2대 민속손칼국수라는 이름으로 타이틀을 내세웠는데 이유가 있더군요. 이 이름으로 운영하던 오래된 칼국수집이 우암동에 있었는데 이 곳을 운영하던 어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계승했다고 합니다.

여러가지로 비밀이 많아 보이는 집입니다. 벽에 사진이 걸려 있는데 사장님의 철학을 그대로 드러낸 말을 적어 뒀더군요.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이탈리아 파스타를 요리하다가 어머니의 손맛을 이어받아서 동서양의 어우러진 맛을 승화시켜 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글입니다. 이렇게 놓고 보니 메뉴가 또 궁금해집니다.

 

■ 동서양의 만남

메뉴를 보면요.

이렇게 단촐합니다. 손칼국수, 비빔칼국수, 민속김밥 단 3가지에요. 고민의 여지가 없어서 좋습니다. 그 옆으로 1986년에 창업했다는 상징과도 같은 칼국수집의 홍두깨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가격도 전반적으로 저렴하고 간단하게 고민할 것 없이 다 시키기 좋네요. 그래서 다 시켜 봤습니다.

 

■ 시식 후기

먼저 손칼국수가 등장했습니다. 오랜만에 식당에서 이것저것 물어 봤는데 진짜 칼국수를 집에서 뽑아 낸다고 하는군요.

평범해 보이는 비주얼입니다. 맛이 근데 깔끔합니다. 목으로 술술 넘어가는 맛인데요. 맑은 돼지국밥을 먹는 것 같은 기분을 오랜만에 느꼈네요.

이어서 김밥이 나왔습니다. 김밥속에 햄이 없어요. 햄을 일부러 구성을 안한다고 하는데요. 계란 중간중간에 파를 넣은건지 그냥 만든 계란이 아닌것 같더군요. 칼국수보다 놀란 건 김밥 맛이었는데요. 부드럽게 술술 넘어갑니다. 맛의 비결은 계란에 있는 것 같은데 영업 비밀이겠쥬. 맛있습니다.

따뜻한 비빔칼국수가 등장했습니다. 딱 봐도 비주얼이 흔치 않습니다. 게장처럼 생긴 비빔소스가 고추장 옆에 위치해 있는데요. 올리브 오일을 위한 특제소스라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더군요. 따뜻한 칼국수는 먹어 본 기억이 없어서 순전히 평소 하던대로 호기심에 주문한 메뉴였는데 이 메뉴 이 식당의 잇템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왕이면 꼭 드시라고 추천하고 싶은 맛이더군요. 

 

비비고 나면 은근히 매운 맛이 올라 오는데 오일을 칼국수 면에 코팅을 한 것처럼 매운 맛이 혀에서만 감돌고 위장까지는 내려 가지 않습니다. 이 메뉴 저 메뉴 시켜서 나눠 먹는게 상도인데 나도 모르게 후루룩후루룩 하다가 다 먹을 뻔 해서 일행은 맛도 못 볼 뻔 했네요. 오래간만에 식당 이야기 긁적이면서 배에서 꼬르륵 소리를 동반하게하는 메뉴였습니다. 

 

사장님이 철학처럼 내건 내용이 이 메뉴에 녹아 있는 것 같더군요. 확실히 칼국수인데 오일이 코팅되어 있으니까 마냥 자극적이지 않고 이국적인 맛이 납니다. 문득 음식을 다 탈탈 털어 버리고 먹고 나서 메뉴를 다시 쳐다 보니 가격 이거 너무 싸게 책정된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손칼국수를 수십년간 빚어 왔던 어머니의 손맛과 수십년간 이탈리아 파스타 전문가로 요리했던 호텔 요리사의 만남 자체로도 이색적인 이 곳 가성비와 맛에서 만족스러웠던 곳이었네요. 이제 이 곳을 지나가면 공원칼국수보다 민속손칼국수가 떠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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