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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먹고잘살기/쓸데있을정보

호주에서 플랫화이트에 밀린 스타벅스의 대응메뉴 리스트레토 비안코 시음기

by 베터미 2017.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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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애정하고 있는 스타벅스에 관한 내용입니다. 예전에 오늘의 커피에 대해서 포스팅하면서 다양한 원두의 맛을 즐기는데 빠졌다고 했었는데요. 그런, 원두에 대한 취향이 생기면서 요즘은 또, 이른바 문블렌드라고 불리는 블렌딩을 즐기기도 하고 다양한 국가의 원두를 볶아서 판매하고 있는 집 근처 커피집에서 한 주에 한 번 정도 떼서 먹게 됐습니다. 여러 국가의 원두를 섭렵하고 있는데 개인 취향에는 역시 과테말라산이 가장 괜찮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문블렌드도 굉장히 추천할만한 조합인 것 같습니다. 이런 커피에 관한 관심이 과잉이 되어 있는 상태에서 벌써 3~4년이 지난 일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유독 잘 나가는 스타벅스가 호주에서 철수한 원인이 플랫화이트였다는 기사를 보게 되서 한 번 살펴 보려고 합니다. 

 

플랫화이트


 플랫화이트가 뭔지부터 설명을 드리면 모든 제조음료의 시작처럼 에스프레소로 시작을 하지만 미세한 입자의 마이크로 폼 형태의 스팀 우유를 혼합하여 만든 커피입니다. 그래서, 카푸치노처럼 커피에 거품이 뭉게구름처럼 솟아있지 않고 평평하게 깔려 있는데요. 영어로 평평한이라는 의미의 "flat"을 써서 우유의 흰 모습을 형상화한 이름을 추가해서 플랫화이트라고 명명이 됐다고 합니다. 미세하게 생긴 거품의 생김새를 보고 벨벳을 깔아 놓은 것 같다는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미국발이나 뉴질랜드발이다 기원에 대한 주장이 많은데요. 뉴질랜드의 어느 바리스타가 카푸치노를 만들다가 실수로 만들었다가 버리기 아까워서 맛을 봤는데 괜찮아서 개발되었다는 설도 있고 카페라떼가 싱거워서 대체품으로 발명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실험실에 실험하던 배지를 정리 안하고 놀러 갔다 와서 생긴 곰팡이에서 페니실린을 발견했다급의 기원이네요. 마이크로 폼 형태의 스팀 우유라는게 굉장히 고급져 보이긴 한데 실상 맛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아닌 것 같구요. 개인적으로는 에스프레소와 우유의 비율이 카페라떼와 다르기 때문에 맛의 차이가 생기지 않나 싶습니다. 플랫화이트의 경우에는 에스프레소의 비율이 카페라떼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거꾸로 얘기하면 우유의 비율이 적은 것이죠. 그래서, 더 진하고 더 강하게 고유의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는데요. 오늘의 커피같은 원두를 내린 블랙 계열 커피에 익숙해져 있다면 굉장히 즐길만한 메뉴인 것 같습니다. 카페라떼가 느끼하다 싶은 감이 있어서 저한테는 딱인 것 같네요. 


호주에서의 스타벅스 철수 왜?


 실질적인 철수는 아니고 사업권을 넘긴 것이지만 실적 부진으로 인해서 일괄적으로 매각을 했으니 철수를 선언한 셈입니다. 호주도 전통 있는 커피의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기존에 깔려 있던 커피에 대한 정서가 우리나라에 비해서는 당연히 강하게 퍼져 있었는데요. 그 자존심 중에 하나가 바로 이 플랫화이트란 메뉴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호주에서는 이 메뉴를 굉장히 즐겨 먹는다고 하는데요. 거기에 공산품에 가까운 대중적인 맛의 커피가 들어갔으니 맥을 못 췄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은 동네 커피집들이 활성화되어 있는 지역에 대중화된 커피를 들고 들어갔으니 전략적인 패착이기도 할 것입니다. 특히, 애초에 플랫화이트가 득세하던 호주에 스타벅스가 가지고 있는 메뉴판을 가지고 들어갔으니 가격과 맛 면에서 버틸수가 없었던 것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이 스타벅스가 비슷한 맛의 커피를 결국 메뉴로 내놓고 말았습니다.


플랫화이트같은 리스트레토 비안코 


 스타벅스에는 플랫화이트라는 메뉴는 없습니다. 대신, 리스트레토 비안코라는 메뉴가 있는데요. 아래 메뉴 설명을 보면 감이 확 오시겠지만 똑같습니다. 

<출처: 스타벅스 코리아>

 보시면 에스프레소 샷이 밑에 깔리고 스팀우유를 올리고 그 위에 벨벳같은 마이크로 폼이 올라가는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영락없이 플랫화이트와 같은 모습인거죠. 호주에서 철수를 하면서 자존심을 크게 상했을텐데 똑같은 이름으로 등장시키긴 어려웠을 것이고 그래서 있어 보이는 이탈리아 이름을 붙인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드네요. 투썸플레이스나 드롭탑같은 타 커피집에서는 플랫화이트라는 이름으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호주에서 스타벅스에 갔던 적이 있는데 그 때는 왜 아무 생각없이 스타벅스를 갔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현지의 플랫화이트를 즐겨볼 절호의 기회였는데 말입니다. 유독, 한국에서 스타벅스의 인기가 드높은데요. 일종의 선점효과가 크게 작용하는 것 같은게 인스턴트 커피가 시장을 재패하고 있던 시절에 고급 커피의 이미지를 갖고 국내에 등장했었거든요. 그 뒤로, 얼마간은 심지어 된장녀, 된장남이라는 세간의 지탄을 받으면서 가야 하는 곳 중에 하나였습니다. 시절이 변하고 개인의 기호가 다양해지면서 스타벅스도 이제 대중적인 커피집이 되어 버렸고 마치 무난하게 잘 깎아 주는 미용실을 선택하지 섣불리 새로운 미용실을 찾아 가지 않는 것처럼 안전한 커피집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커피의 품질, 맛에 대한 다양한 기호가 자리잡지 않은 시절에 선점한 효과를 지금까지 누리는게 아닌가 하는 것이죠. 비정상회담에 출연해서 일약 연예인이 되어 버린 알베르토가 낸 책 "이탈리아의 사생활"에서는 이탈리아 밀라노에 스타벅스 1호점이 들어간다는 소식에 밀라노에 사는 사람들에게 놀릴 거리가 생겼다고 좋아한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원래 밀라노 사람들이 너무 바빠서 커피 한잔할 여유도 없이 바쁘게 사는 사람들을 일컬어 "못생긴 밀라노인"이라고 놀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서 이제는 "못생긴 밀라노 친구한테 스타벅스라니!! 이제 커피 한잔도 제대로 못 마시겠네?"라고 놀릴거리가 추가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커피의 본고장격인 여러 나라들에서는 스타벅스가 기를 제대로 못 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플랫화이트도 벌써 30년째 호주와 뉴질랜드의 주메뉴로 자리잡고 있다고 하니까요. 


 카페라떼가 싱겁고 맛이 없게 느껴진다면 플랫화이트나 리스트레토 비안코가 훌륭한 대안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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