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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소식

주진우의 이명박 추적기 - 저수지의 2가지 의미

by 베터미 2017.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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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원구 전 대구지방국세청장이 사비를 털어가며 박근혜, 최순실의 은닉재산을 추적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데요. 이 안원구 전 청장을 응원하기 위한 손길을 모을 수 있는 창구가 얼마 전에 마련이 됐죠. 합법적으로 후원할 수 있는 방법으로 책을 사라라는 직, 간접적인 홍보를 하고 있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통해서였는데요. '국세청은 정의로운가'라는 책을 냈습니다. 저도 언젠가 문득 이런 책은 후원해야 되겠다하는 생각이 들어 '주진우의 사법활극'을 덜컥 샀는데 쉽사리 손이 가지 않아서 손 대기를 주저하다가 최근에는 또 '주진우의 이명박 추적기'를 냈네요? 그래서 또, 덜컥 샀죠. 응원은 하고 싶으니까요. 그런데, 또 손이 생각보다 안 가던 차에 뉴스공장에서 말 그대로 물리적인 보따리를 매주 풀고 있는 주진우 기자의 방송을 듣고 있자니 일차적으로 BBK가 도데체 무엇인지 궁금해졌고 이차적으로 이명박이 도데체 얼마나 해드셨는지가 궁금해진 김에 손을 댔다가 쑤욱 빨려가듯이 한달음에 다 읽고 말았습니다.

 문체가 마치 분노에 찬 주진우 기자가 옆에 앉아서 인터뷰하듯이 쏟아 내는 것처럼 느껴지는 구어체에 가까워서 처음에는 적응하기가 힘들었는데 다 읽고 나니 그래서 더 생생하게 느껴졌지 않았나 싶습니다. 보통, 책을 읽으면서 다이어그램을 그려가면서 읽을 정도의 정성을 들여 가며 읽지 않는데요. 이 책은 등장인물도 많고 복잡해서 헷갈리는 부분은 다이어그램을 채워 가면서 구분을 해서 읽었습니다. 그렇게, 정리를 하다 보니 몇 개의 얼개가 나뉘어 지는데요.


저수지의 2가지 의미


 저수지를 2가지 의미로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두서없이 신세한탄을 하듯이 속사포처럼 내용을 쏟아내기 때문에 가닥을 잡아서 저수지는 이렇게 2가지 뜻으로 쓰입니다하는 설명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2가지로 사용이 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은 것인데요. 첫 번째는 돈이 고인 물이라는 뜻입니다. 전두환, 이명박, 박근혜 공통으로 해당되는 것으로 이들이 권력을 이용하여 사유화한 돈들이 모여 있는 장소를 저수지라고 지칭합니다. 스위스, 캐나다, 파나마, 홍콩, 싱가폴 등의 지역이 등장합니다.

 두 번째는 죽음 혹은 자살당하는 장소의 의미로 쓰이는 저수지입니다. 우는 아이들에게 울음을 그치라고 해 주는 말로 다리 밑에서 줏어 왔는데 기러기한테 다리 밑에 다시 데려가라고 한다는 둥 도깨비한테 잡아 가라고 한다는 둥의 협박 아닌 협박을 하는데요. 그런 의미로 쓰일 수 있는 뜻입니다. 까불면 저수지에서 발견된다 정도의 섬뜩한 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자살로 생을 마감한 관련 인물들이 많은데요. 왜 자살을 당했다고 썼는지는 유추해 보면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최근 KAI, 한국항공우주의 부사장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면서 이런 의혹이 또 증폭되는 것 같은데요. 왜 이명박, 박근혜의 주변에는 알 수 없는 죽음이 맴돌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전두환은 어떻게 해 드셨나


 전두환과 이명박의 차이는 전두환은 돈을 뿌려서 우군을 만드는 반면 이명박은 주변과 함께 돈을 만든 후 나눠 쓴다고 합니다. 둘 모두 철옹성같은 성을 지어 놓고 지키기 위한 방편으로 일부를 나누는 나눠 주는 방법으로 환심을 사서 충성심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의 경우에는 워낙 짜게 놀아서 주변 인물들이 하나둘씩 제보를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상대적으로 자신이 덜 받았다고 생각되는 부류들이 바로 그들인데요. 어쨌든, 전두환의 비자금관리인은 차남 전재용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은닉재산을 채권 형태로 저수지에 담궈 뒀다가 사용을 위해서 세탁을 하다가 한 번씩 걸리는 것인데요. 2006년 11월 주진우 기자가 쓴 기사에서 차남 전재용과 그의 두 아들 계좌에 괴자금 50억이 들어온 것을 포착한 내용을 실었습니다. 전재용은 2014년 벌금 34억원을 내지 않기 위해 노역행을 택했고 일당 400만원짜리 노역을 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지요. 시급 1만원도 안 되는 한국에서 일당 400만원이라니요ㅎ 벌금을 낼 경우 자금의 출처가 또 고구마 줄기처럼 나올 것을 염려한 판단으로 결정한 일이겠지만 많은 국민에게 박탈감을 안겨 주면서 또 공분을 샀었습니다. 전두환이 채권 형태로 담궈 놓은 비자금이 조 단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명박은 어떻게 해 드셨나


 이명박의 비자금 경로는 홍콩, 싱가폴, 파나마를 거쳐 로열뱅크오브캐나다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이명박 주변인물은 그림으로 그려 보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울만큼 촘촘하게 이어져 있기 때문에 한 번 정리를 살짝 해 봤습니다.


 정리하다가 더 복잡해 질 것 같아서 다수는 뺐는데도 이런 현란한 그림이 그려집니다. 왕좌의 게임 가계도보다 더 복잡한 것 같네요. BBK의 실소유주는 이명박이라고 김경준은 증언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수백억이 들어갔을테고 다스 관련해서도 실제 소유는 다 아는 그 분이라고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메릴린치, 각종 공사 등과 연계된 이해할 수 없는 투자를 빙자한 돈을 날리는 행위가 수 차례 행해졌습니다. 날아간 돈이 우리 국민의 세금이라는 것이 중요한 부분입니다. 주진우 기자는 이명박의 비자금을 회수하면 국민 1인당 1천만원씩 돌려줄 수 있는 규모라고 보고 있습니다. 


 끝나지 않은 추적기


 의문과 정체를 밝히지 않은 증인들의 제보를 조합하여 거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는 했지만 수사로 이어져서 결론이 나지 않은 음모론에 그칠 수도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맹점이라면 맹점이겠습니다.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더 깊숙한 추적을 위해서라면 당국의 발빠른 대응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 동안의 행태를 봐서는 저수지에 누수가 생길 가능성이 굉장히 높고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 역시 방송을 통해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장면은 주진우 기자의 하루를 소개하면서 마무리됩니다. 역시 2가지 측면에서 부끄럽기도 하고 가족이 안쓰럽기도 했는데요. 새벽 3~4시까지 제보자와 지인, 유관기관 등과의 인터뷰와 난상토론 등으로 소진하고 불면증은 언감생심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잠에 드는 치열하게 사는 그의 삶에 부끄러운 마음이 드는 한 편으로 뭐 좋은 일이라고 한 군데 꽂혀서 가정을 도외시하다시피 하는 그의 가족이 겪어야 할 외로움 때문에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올해인가 언젠가는 목적이 있어 보이는 의도적인 차사고로 가족이 다칠 뻔도 했다죠.


 발본색원, 적폐청산이 순리대로 이뤄지기를 꼭 기원하면서 오래동안 묵혀 뒀던 사법활극으로 한 번 넘어가봐야겠습니다. 법 관련 분쟁을 겪는 사람에게는 필독서라고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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