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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영화&드라마)/영화

영화 미나리에서 보는 아시아인 비하 표현

by 베터미 2021.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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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둬도 쓸데는 그리 없을 것 같고 없어야 하지만 영화 미나리에는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에서 이민자가 살아 가는 소소한 이야기를 그리는 과정에서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발언이 몇 번 등장합니다.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들이 부모에게서 들었을 법도 한 단어이긴 한데 머릿속에 이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이라는 판단이 서지 않는 어린아이들이 정말 자연스럽게 아시아인의 외모나 발음 등에서 오는 차이 때문에 그랬을 법도 했겠다 하는 표현들이 영화에 나옵니다.

영화 미나리

 

영화 미나리

간단하게 감상평을 하고 넘어가면 누군가가 얘기하는 밋밋하다는 표현도 와닿고 울림이 오래 간다는 표현도 와닿습니다. 많은 영화를 보다 보니 이런 영하라면 이런 결말을 낼 것 같다는 클리셰스러운 지점이 있는데 이 영화 미나리 역시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담담하게 미국의 낯선 곳 아칸소로 이주한 한국 가족의 생존기를 그려내고 있어서 언제 막을 내려도 이상하지 않는 절제된 표현으로 진행됩니다.

 

마지막 장면을 보고 나서는 저 가족이 생존력 강한 미나리처럼 미국에 뿌리를 내렸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저 미나리를 대량 보급해서 미국에서 생존한게 아닐까 하는 상상도 되더군요. 우리나라 영화에서는 더 이상 보지 못하는 전원일기에서나 볼법한 한국적인 정서를 가진 엄마이자 할머니의 등장은 한약, 미나리씨와 함께 많은 이민자의 정서를 자극하는 장면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미나리

 

아시아 비하 표현

어디에서 등장할까 살짝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보고 있었는데 한국인 이민자 하면 으레 등장할 것 같은 교회씬에서 아이들의 입을 통해 전해집니다. 첫번째 여자 아이는 앤에게 너희들 단어면 얘기해줘 하면서 칭가 칭가 총 어쩌고 하는 이야기를 하는데요. 중국의 영문명인 China 차이나를 이용해서 칭크, 칭키 칭카 등 여러 단어들로 비하 발언으로 쓰이는 단어입니다. 유럽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눈을 실눈처럼 만드는 제스처나 그림 등을 칭키 아이Chinky Eye라고도 합니다. 

 

Flat Face라는 단어도 등장하는데요. Flat은 납작하다는 뜻이라 누가 봐도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발언이라 유추할 수 있는 표현입니다. 너 얼굴이 왜 그리 납작해라고 물었는데 '아닌데?'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장면이 나옵니다. 아시아인이 봤으면 공감했을, 백인이나 흑인이 봤으면 얼굴 붉어질 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긴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말이 이 영화에서도 그대로 증명된 듯 합니다. 성경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을 딴 주인공들의 이름 역시 이민자의 삶에 가까이 있던 교회의 영향력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구요. 제이콥은 성경에서는 야곱으로 아들 데이비드는 성경에서는 다윗으로 쓰이는 이름입니다. 여러 장치와 소재들이 누구에게나 공감받긴 힘들지만 공감가는 사람들에게는 시리고 저릿하게 다가가는 매력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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