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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영화&드라마)/영화

영화 듄 아이맥스 감상 후기

by 베터미 2021.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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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맥스 애호가로서 그나마 코로나19 상황이 진정 국면에 들어가고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상황이라 편한 마음으로 가게 되어 감개가 무량한 날이었는데요. 스페이스 오페라를 비롯한 방대한 우주 장면을 다루는 영화 중에서도 아이맥스로 제작한 영화는 꼭 보라는 곳에서 봐야지 하는 기분으로 아이맥스를 찾게 됩니다. 듄 역시 그러했는데요. 아이맥스에서 볼만한 가치는 확실히 있습니다.

듄

 

사운드 영상 하나만큼은 담고 갈만

거슬리게 본다면 상하에 레터박스가 생겼다가 말았다가 하는게 눈에 띌 수도 있는데 이를 감안해서 제작을 했는지 전반적으로 화면 구성이 어둡습니다. 그래서 완전히 검은 화면을 위주로 담을 때는 이게 아이맥스 촬영분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 가는데요. 샘 멘데스 감독의 영화 <1917>이 이런 식으로 롱테이크가 아닌데 롱테이크인척 어물쩡 넘어가는 전략을 구사해서 관객의 숨을 앗아가는 숨막히는 연출을 했었는데요.

 

듄 역시 1시간 이상 아이맥스로 촬영해서 분량이 많기는 하지만 끊김없이 광활한 영상을 보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 듯한 연출이 눈에 띕니다. 그리고 사운드가 빠질 수 없는데요. 한스 짐머가 놀란 감독과도 손을 잠깐 떼고 참전했다는 얘기대로 작정하고 쏟아붓는 특유의 뱃고동 소리스러운 연출이 영화보다 더 기억에 남을 정도로 머리를 뒤흔들어 놓습니다. 이게 장점이 될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는데요.

듄 아이맥스

 

한스 짐머 특유의 뱃고동같은 소리를 통해 웅장한 화면과 내용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담은 요소들이 너무 많아서 과유불급이라고 듣다 보면 좀 과하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들게 합니다. 영화 맥락과는 확실히 잘 어울리지만 영화를 너무 웅장하게만 담으려고 했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첫사랑의 추억은 첫사랑일 때 좋듯이

듄은 스페이스오페라의 지존급 어르신같은 존재라서 그런지 숱한 할리우드 제작자, 배우들이 눈에 불을 켜고 해 보고 싶어하는 영화 혹은 드라마였는데요. 첫사랑이 10년, 20년 지나고 나서 보면 추억 보정에 실패하는 사례처럼 듄 역시 그 당시에는 뇌리를 따악 때리는 어마어마한 세계관과 흡입력 있는 스토리를 보여 줬을 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와서는 비슷한 작품들이 너무 많이 나온 까닭에 원조가 돌아왔는데도 원조가 아니게 되어 버렸습니다.

영화 듄

 

너무 늦게 등장한게 독이 된 셈인데요.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떠오르는 장면이 가문의 암투를 그린 <왕좌의 게임>이 있구요. 황제와 능력자들이라는 구성에서 <스타워즈>가 떠오르기 마련입니다. 점지된 히어로로서 각성해 가는 과정 역시 스타워즈와 유사한 면이 있구요. 칼과 총이 혼재된 미래 무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블랙팬서>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스파이스 채굴권 독점 관련 내용을 보면서는 현실적인 지점에서 중동오일이 떠오르고 작금의 정치 상황마저 떠올리는 면이 있어서 가뜩이나 느린 전개 때문에 기지개가 절로 펴지는데 머릿속에 2, 3가지 생각이 같이 떠다니게 하는 단점이 되어 버렸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이나 <인터스텔라> 등에서 보여준 숨막히게 따라갈 수 밖에 없는 흡입력을 가진 영화를 기대하고 봐서는 안 될 이유입니다. 그런 면에서는 드니 빌뇌브 감독이 드리 빌뇌브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시카리오>, <컨택트> 등도 따지고 보면 딱히 내용도 없는 영화다 싶은데 그가 연출한 장면이 주는 이국적인 느낌에 계속 이끌리게 해서 끝까지 보게 만드는 마력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했는데 딱 그만큼인 영화였습니다. 썰을 제대로 풀기 위해서는 드라마화가 시급해 보이네요. 사용자 경험을 위해서 아이맥스를 강력하게 추천하지만 큰 기대는 마시라 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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