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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영화&드라마)/영화

말모이 실화는 여기까지 나머지는 유해진이 하드캐리

by 베터미 2019.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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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한국영화 볼 기회가 많아지네요. 오늘은 아이들과 같이 보면 좋을 것 같은 영화 '말모이' 감상 후기입니다. 초반에 등장하는 욕설과 후반부에 이어지는 폭력적인 장면만 감안해서 눈을 가리거나 귀를 막아 주면 충분히 아이들도 소화할 만한 영화였는데요. 영화를 보고 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어디까지 실화일까?부터 해소해 봅니다.

조선어학회


말모이 어디까지 실화일까


이 영화의 제목인 말모이 자체는 팩트라고 합니다. 일제강점기 초기부터 말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기간에 걸쳐 조성한 사업이었는데요. 초기에 제작됐던 원고는 편찬자들의 사망이나 망명으로 인해서 마무리되지 못하고 출판되지 못했구요. 


이 초기 원고를 1927년 민족계몽단체인 계명구락부에서 인계해서 진행하다가 결국 조선어학연구회로 넘어가서 조선어 사전을 만드는 기초가 됐다고 합니다. 1942년 초고가 완성됐지만 영화에서처럼 일제의 탄압으로 원고를 잃어버렸는데 해방 직후 서울역에서 발견되어 조선어학회가 '조선말 큰사전'이라는 이름으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말모이 책


이 영화에서 신스틸러는 순희 역을 맡았던 박예나와 호떡이 아니었나 하는데요. 실제, 호떡이 일제강점기에 있었는가 하는 의문도 한 가지 머릿속에 맴도는 질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호떡이 만들어진 유래도 진짜인가 궁금하게 했는데요. 


실제, 유력한 호떡 탄생설화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 것이 1882년 임오군란이 발생했던 시기 화교를 통해 국내에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오랑캐 호자를 써서 호떡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설이 유력하게 있다고 하는군요. 뜨거워서 호호 불었다는 설은 설 축에도 못 끼는 아재개그인 것이죠. 


이 외에 등장인물은 각색을 거친 인물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위키피디아의 진위를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조선어학회 사건과 관련된 인물리스트가 소개되어 있는데요. 단 1명의 이름도 일치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특히, 주인공인 김판수는 순도 높은 가공의 인물이라고 하는군요. 

말모이 호떡


■ 유해진의 하드캐리 신파를 깨다


전형적인 개과천선형 캐릭터에 자가발전형 캐릭터인 유해진이 맡은 역할 김판수는 개과천선과 자가발전을 콜라보레이션으로 한글을 깨치면서 이루게 되는데요. 어디서 본 듯한 설정과 일부러 상황을 몰아가려는 시도가 보여서 군데군데 섬찟하게 되지만 일제하의 한글 지킴이라는 거대한 주제 때문에 솔찮게 커버가 됩니다. 

말모이 주인공


유해진의 연기력은 여전히 명불허전인데요. 실제, 이 이야기의 기초가 되는 조선어학회 사건에 관계된 많은 선인들이 옥고를 겪고 모진 고문을 당하고 심지어는 죽음에 이른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요. 그래도, 김판수의 결말을 꼭 그렇게 해야했나 싶을 정도로 너무 극적으로 몰고 간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마지막 장면 하나만으로 충분히 울림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전반적으로 충분히 잘 버무렸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부정적으로 해석한 김판수의 결말 장면이 아쉬워서 별 하나 빠집니다. 


새삼스럽게 식민지 36년이 얼마나 긴 시간이었나 생각해 보게 되는 영화였는데요. 한국인의 얼을 지키기 위해 한글을 가르쳤다는 아버지의 변절이 얼마나 오랜 시간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버텨야했나를 보여 주는 장면인 것 같아 가슴 아프게 쳐다 봤네요. 그 오랜 시절을 한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의 이야기 말모이 어른이건 아이이건 나름의 울림을 느낄 수 있는 영화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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