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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영화&드라마)/영화

영상은 로코인데 내용은 오컬트 공포 영화 유전 감상 후기

by 베터미 2019.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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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의 특성상 스포가 다수 함유되어 있습니다.


영화 유전의 원어 제목은 Hereditary다. 이 단어는 '유전'이라는 뜻이 아니라 '유전적인', '세습되는'이라는 뜻의  형용사다. 형용사인 영어 제목을 명사인 한국어로 옮긴 것인데 그래서 제목에서 전해지는 생동하는 느낌이 떨어진다. 형용이라는 것은 무언가가 생긴 모양을 일컫는 말인데 그래서 이 영화의 제목은 영어 단어가 더 실제 내용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어로 뜻을 정해놓고 보면 이들의 운명은 필연적으로 보이지만 영화에서 다루는 내용은 우연같은 일들이 하나의 결과로 향하기 때문이다. 

영화 유전


로맨틱 코미디 영화일 것 같은 비주얼


관객을 배신하기로 작정하기라도 한 것일까. 감독은 일관성 있게 밝은 분위기로 장면을 찍어낸다. 파스텔톤의 벽지나 아기자기한 교실 등의 스틸샷을 보면 절대 이 영화가 공포영화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고 클립으로 떼어내서 편집하면 '아메리칸 파이'같은 19금 하이틴물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오래된 영화의 흔적들 미국식 오컬트 우리나라에 먹히지 않은 이유


이따금씩 우리나라에 먹히는 공포영화가 있는데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그런 류의 영화는 아니다. 우리나라 영화 '곡성'과 비교해서 마케팅을 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오컬트적 요소는 비슷할 지언정 바탕에 깔려 있는 정서 자체가 달라서 비슷하다고 볼 수 없을 것 같다. 


'아메리칸 파이'같은 화장실 유머로 점칠된 영화가 일부 한국 관객들에게만 어필하는 것처럼 이 영화 역시 서구식 공포 영화의 전형이다 싶은 오컬트적 요소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곡성'보다는 '겟아웃'에 가까운 영화라고 생각한다. '겟아웃'은 거기에 인종차별이라는 소재를 끼얹었기 때문에 꽤 흥행했다고 생각하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유전'과 대동소이한 느낌이다. 

영화 유전 배우


어차피 과학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을 다루기는 하지만 우리는 귀신, 영혼 등이 개입해서 콩콩 뛰어 다니거나 갑툭튀로 놀래키거나 여기에 플러스 알파로 칼로 베이는 듯한 사운드로 사람을 괴롭힌다면 서구식은 상식에 어긋나 보이는 잔혹한 신과 별로 익숙하지 않은 뿔 달린 악신을 소환한다거나 망령에 사로잡혀 역시 상식에 어긋나는 신체 트위스트 장면으로 사람을 놀래킨다. 


요즘에는 이런 구분이 희미해져 가는 느낌이지만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그들만의 장르라고 생각하는 관객이 아직은 많은게 아닌가 싶다. 아마 서로 손가락질하며 우리 것이 그나마 현실적이라고 평가하지 않을까 싶은데 나고 자란 문화 자체의 다름에서 오는게 아닌가 한다.

영화 유전 리뷰


배우가 열일했네


영화 소재나 전개보다는 배우들의 열연이 영화를 완성시켰다고 생각하는데 엄마 애니 역으로 등장하는 토니 콜렛과 아들 피터 역의 알렉스 울프 등의 연기가 눈에 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존재 자체가 공포감 조성의 원천인 딸 찰리 그레이엄 역의 밀리 샤피로의 무표정한 연기가 화룡점정이라고 생각한다.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지양해야겠지만 캐스팅의 이유도 아마 그녀가 가지고 있는 공포스러운 탤런트때문이 아닌가 싶은데 그녀에게는 음악적 탤런트도 있는 모양이다. 뮤지컬 영화로 상도 받은 이력이 있는 인재다.


뭔가 예측이 가능한 분위기를 조성하지만 예측보다 더 가공스러운 잔인함으로 뒷통수를 후려치는 매력이 있는 영화 유전 비주얼 심약자들은 꼭 피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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