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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영화&드라마)/영화

출연 배우와 장치로 보는 영화 기생충 후기

by 베터미 2019.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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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특성상 스포를 함유하고 있으므로 독자의 주의를 요합니다.


기택(송강호)


한 치 앞을 모르고 하루를 연명하며 살아 가는 가장이다. 아내의 무시를 당하는 건 기본이지만 가정사에서는 항상 개입해서 가장의 위치를 찾으려고 한다. 아들 덕에 기사로 취업한다. 아들이 정해준 프레임에 맞춰 보려고 하지만 줄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춤을 추는 것처럼 동익(이선균)과 묘한 신경전을 벌인다. 냄새 타령하는 동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무계획이 상팔자인 그는 어쩌다가 동익에게 칼을 꽂아 넣고 어쩌다가 지하실 생활을 하게 된다. 반지하를 벗어 나는가 했는데 지하로 마감했다. 

기생충 후기


■ 기우(최우식)


가족을 모두 취직의 역사로 인도한 입지전적의 인물이다. 반지하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성년자에게 미인계를 발휘한다. 자충수를 대변한다. 서글서글하게 구렁이 담 넘어 가듯이 부자집에 가족을 모두 입성시키지만 그 덕분에 망한다. 선물받은 수석도 제 역할을 충실히 못하고 오히려 제 발등을 찍는다. 여성 역할 신장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기우가 미인계를 발휘한 것으로 보이지만 적극적으로 들이댄 것은 다혜다. 가족을 가난에서 구해낸 것처럼 보이지만 그의 목숨을 구한 것은 다혜다. 모든 비극 이후에도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부자집 입성의 꿈을 놓치지 않는다. 그마저 꿈이다. 


■ 음식


봉준호 감독은 영화로 인간 군상을 씁쓸하게 잘 표현한다. 오래간만에 벌어들인 돈이 좋아 벌인 가족 회식에 오른 맥주는 필라이트다. 가족 모두가 부잣집에 입성하는데 성공한 뒤 벌이는 회식에서 등장하는 맥주는 삿뽀로 맥주다. 수입맥주로 격상됐지만 메뉴는 삼겹살이다. 부잣집이 자리를 비운 날 무단침입을 감행한 이들이 들이키는 것은 양주다. 티나게 만들어 놓은 장치지만 자연스럽게 파멸이 다가올 것을 날씨로 예고해 준다. 2인분을 해치워 대는 문광은 알고 보니 진짜 기생하는 인간을 벙커에 숨겨 두고 있었고 일련의 사건 뒤에 기택의 기생으로 대체된다. 


■ 구도


영화 곳곳에 위와 아래가 존재한다. 부잣집은 위에 있다. 벙커는 아래에 있다. 영화 전개 중에는 한 번도 제대로 등장하지 않지만 비 오는 날 사고가 터진 뒤 줄행랑을 치는 이들 가족이 집을 찾아 가는 길은 가혹하리만치 아래를 향한다. 끝없는 계단을 내려가다 멈춘 기우의 발등에 물이 차고 넘친다. 아니나 다를까 이들 반지하 집도 물이 차서 넘친다. 

기생충 리뷰


■ 물


업그레이되는 술 종류만큼이나 물도 요소요소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들이 사는 반지하 집은 술주정뱅이가 지나가다가 조준만 잘못하면 오줌 세례를 맞을 수 있는 곳이다. 민혁은 그런 술주정뱅이를 남자답게 물리칠 줄 아는 구세주다. 취직으로 숨통이 트인 가족에게 또 다시 찾아 온 술주정뱅이를 이들은 물세례로 물리친다. 


양주로 부잣집 거실을 독차지한 이들에게 찬물을 끼얹은 것은 비다. 폭우로 인해서 취소된 캠핑으로 주인집은 돌아오고 짜파구리에 한우 넣어 먹는 주인집 주문에 잠깐이나마 좁혀진 것 같았던 이들의 격차는 다시 벌어진다. 폭우가 쏟아지는데 높은 지대에 있는 부잣집 도련님은 마당에 인디언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한다. 주인집의 눈을 피해 부리나케 도망쳐 돌아간 기택의 집은 물바다다. 


영화내내 궁금한 냄새가 있는데 맥락으로 보면 습기가 잘 차는 반지하집에 고질적으로 있을법한 쿰쿰한 곰팡이 냄새인 것 같다. 끝내 이들 가족은 이 쿰쿰한 냄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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