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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먹고잘살기/맛집정보

부산에서 만나는 아인슈페너 맛집 유동커피

by 베터미 2019.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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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치 못한 곳에서 만나는 맛집은 언제나 옳다. 부산에는 왕좌의 게임에서나 봤음직한 바다의 양 끝단을 장식하고 있는 거대한 석상같은 건물이 있다. 한쪽 끝에는 해운대 아이파크와 두산위브더제니스가 다른 한쪽 끝에는 W가 있다. 광안대교를 중심으로 위 아래에 배치되어 있는 이 건물들은 광안대교를 어느 방향으로 타더라도 시작과 끝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쉽게 시선을 강탈한다. 


이 두 건물의 공통점은 주상복합이라는 것인인데 교통편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닌데도 괜찮은 음식점과 맛집이 들어서 있다. 최근에 입주를 하고 상권이 생기기 시작한 W에는 W스퀘어라는 아울렛처럼 거대한 상가가 조성되고 있다.

아인슈페너맛집 유동커피


뭔가 새로운게 또 생겼나 하고 한 번씩 들르는 곳이었는데 유동커피는 W가 생기기 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겉으로만 봐서는 커피집인지 전혀 인지하지 못했고 오늘에서야 제대로 인지한 간판도 '유동커피'가 아니라 'bunporo115'였다. 


인터넷으로 bunporo115를 검색하는데 멀리서 쳐다 봐서인지 스펠링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서 다른 걸 쳤더니 아예 검색도 되지 않는다. 대충 봐서는 무슨 이태리 이름인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그냥 지역 주소였다. 


■ 미스터 선샤인 분위기 가베집을 찾고 싶다면


겨우 그 옆에 있는 한글을 인지하고 나서야 유동커피라는 곳인줄 알았는데 검색을 해 보니 제주도에서 유명한 커피집이란다. 여기에서 먹고 나니 제주도에서 풍림다방만 찾았던게 아쉬워진다. 서귀포에 있다는걸 왜 이제서야 알았을까. 유명한 곳이라는데 전혀 몰랐다. 

부산 유동커피


손님을 맞이하는 철제문이 거대하다. 겉으로 봐서는 7~80년대 가베집을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닌가 싶을 외관이다. 육중한 문을 열고 들어서니 내부는 점입가경이다. 주문을 하는 곳이 단상을 높여 놔서 올라가 있고 주변에 테이블은 미스터선샤인의 가베집을 옮겨 놓은게 아닌가 싶은 분위기다. 


커피를 판매하는 곳 치고는 꽤 호화스러운 모습이다. 주문하는 곳이 단상 형태로 살짝 올라가 있으니 왠지 모를 위압감도 같이 동반한다. 계획없이 들어선 곳이라 움찔할 뻔 했다. 쭈빗쭈빗 주문하는 곳에 다가가 보니 커피 종류도 못보던 게 몇 개 보인다. 나처럼 별 생각없이 들린 이들을 위해서 친절하게 빨간색과 노란색 스티커로 잘 나가는 커피들은 표시를 해뒀다. 


■ 아인슈페너 1순위로 가자


그렇잖아도 검색했을 때부터 눈에 들어왔던 송산동커피를 먹어 보리라 생각하고 들어섰는데 붉은색 스티커가 붙어 있다. 드립커피도 맛봐야 하지만 대표메뉴부터 실험해 보기로 한다. 눈치 채지 못한 척 '스티커는 뭐에요?'라고 물어 보니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송산동커피는 아인슈페너와 비슷한데 생크림을 거품을 내서 얹는 아인슈페너와 달리 에스프레소를 거품을 내서 얹는단다. 왠지 모르겠지만 먹어보기로 한다.

송산동커피


매장 내에서 먹으면 커피를 직접 가져다 준다고 한다. 테이크아웃을 할 작정이라 그런 서비스를 받아 보지는 않았지만 요즘 보기 드문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매장 분위기와 서비스를 일치시킨 느낌이다. 포장해서 판매하는 커피가 총각맛과 아저씨맛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B급 정서가 마음에 들기 짝이 없다. 


요즘 넘쳐 나는 아인슈페너와 혹여 비슷한 맛이면 어쩌나 했는데 일단 아인슈페너 맛집 1순위로 등극했다. 개인적으로 커피는 대개 아메리카노나 에스프레소 형태로 다른 첨가물을 넣지 않는 순수한 형태를 선호하는데 기왕 단 걸 먹게 된다면 스타벅스에서는 에스프레소 프라푸치노나 다른 곳에서는 스윗 크림 라떼, 아인슈페너 등을 먹는다. 


에스프레소 프라푸치노는 얼음에 섞어 갈은 탓에 단맛과 에스프레소의 조화가 끝나고 나면 앙꼬 없는 찐빵처럼 얼음맛만 나는게 단점이다. 스윗 크림 라떼나 아인슈페너는 크림과 시럽이 따로 놀아서 단맛이 먼저 빠지고 나면 올라오는 쓴맛이 썩 달갑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송산동커피는 이 모든 단점을 해결한 맛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 있게 에스프레소와 달달한 크림의 어울리는 맛이 계속된다. 큰일났다. 이제 다른 집에서 아인슈페너 못 먹게 생겼다. 제주에 있던 것이 부산, 울산까지는 침투했다고 한다. 오래간만에 찾은 커피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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