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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먹고잘살기/맛집정보

제주도 비자림 근처 맛집 치저스 답사기

by 베터미 2019.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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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저스는 두번째 방문이다. 첫번째는 허탕이었고 두번째는 진짜 식사를 했다. 일요일 점심 즈음에 방문했는데 예약이 다 차서 하염없이 누군가가 예약을 취소하길 기다리거나 못 먹거나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굉장히 허기진 상태여서 판단할 여지가 없었던 우리 가족은 자리를 파하고 뒷걸음질쳐 나왔고 다음날에서야 예약을 하고 다시 방문할 수 있었다. 

비자림 근처 맛집 치저스


■ 명성은 익히 들었다


사실 내가 직접 들은건 아니다. 재무장관이 뽑아 놓은 리스트 중에 껴 있었는데 제주도라는 특성에 맞지 않는 애먼 메뉴를 들이밀면서 이 곳이 유명하다 하여 고개를 갸웃했다. 제주도하면 횟감이나 고기국수, 흑돼지가 제격 아니었던가. 심지어 개인적으로 불호하는 함박스테이크류인 미트볼이 주메뉴에 껴 있다. 


이 정도되면 여간한 맛을 보여주지 않으면 '맛집'이라는 타이틀을 달기에는 요원해 보인다. 미트볼이나 함박스테이크류를 싫어하는 이유는 고기의 식감을 대부분 잃어버린 채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만약이라도 그런 맛이 난다면 '불호'를 날릴 자세를 갖추고 두번째 방문에 임했다.

치저스 트레일러

 

■ 외딴 집 의외의 인테리어


비자림 인근에 있긴 한데 마을스럽게 옹기종기 모여 있는 풍림다방 인근 마을과는 살짝 거리가 떨어진 곳에 있다. 처음 찾아갔을 때는 오른쪽 안으로 들어갈 생각을 전혀 못하고 있다가 5미터 정도 지나쳐 버렸는데 간판이 손님을 맞이하는게 아니라 트레일러가 맞이하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저런 모양의 트레일러가 눈에 띈다면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가 보면 되겠다. 

치저스 외관


주차할 공간이 있긴한데 대략 6대 정도가 맥스로 보인다. 예약 손님을 위한 테이블도 그쯤이 거의 최대치인것 같고 식당이 아니었을 때는 농장에서 쓰던 창고였지 않을까 싶은 비주얼이다. 

치저스 인테리어


창고같은 외관을 뒤로 하고 안으로 들어가 보면 이렇게 의외의 공간에 들어서게 된다. 샤랄라한 분위기가 반전이고 군데군데 신경 쓴 센스가 돋보인다. 휴지 고정용으로 쓰는 돌이 현무암으로 보인다. 호기심 많은 둘째는 이미 만지작거리면서 신경을 살짝 긁고 있었고 어디서 배운게 있으면 아는 척을 꼭 해야 하는 첫째는 '돌에 구멍이 있어', '검은색이야' 등을 근거로 현무암임을 추측해 낸다.  


■ 치저스 식사 후기


이 집의 주메뉴는 라클렛이라고 한다. 치즈를 녹여서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연출을 하는게 포인트인데 그래서 라클렛을 시키면 손님에게 직접 받으러 오라고 안내한다. 동영상을 찍을 사람들을 위한 배려라고 하는데 뭐 특별한게 있겠어하고 안 찍어더니 안 찍은게 후회될 정도로 시선을 강탈한다.

치저스 라클렛


금방 녹은 치즈와 부채살로 만든 스테이크가 잘 어울린다. 칼로리 걱정은 먹고 나서 생각하는거 아니었나. 조금 많지 않을까 싶었는데 순식간에 사라졌다. 음식 먹기 전에 자꾸 사진을 찍는게 불만이라는 첫째의 푸념은 고기 한입에 사라졌다.

치저스 소고기미트볼


어디 메뉴판에나 올라갈 법한 비주얼의 뜨끈뜨끈한 소고미미트볼도 나왔다. 예측하기 쉬울 것 같았던 맛의 토마토소스는 생각보다 훨씬 부드러운 맛으로 배신했고 언제고 '불호'를 날릴 준비가 되어 있었던 미트볼은 생각보다 훨씬 더 찰지고 고기의 식감이 잘 살아 있어서 합격점 이상을 획득했다. 


어린아이들이라고 깔보기 힘든 배 크기를 가지고 있는 자제들이라 모자라지 않을까 했는데 양은 적당했다. 다음에 들리면 2개 메뉴로는 어림없을 것 같기는 하지만. 예전에 제주를 찾았을 때는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현지 맛집을 찾았었는데 시간이 흘러 방문해 보니 시도한 메뉴가 어떻게 죄다 퓨전식이나 양식이다.


최근 들어 새롭게 굳어져 가고 있는 맛집에 관한 철학이기도 한데 현지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라 현지인이 찾는 음식점을 찾아라가 답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신뢰도를 추가할 수 있는 경험을 준 음식점이다. 비자림이나 만장굴을 찾게 되면 세트메뉴로 떠오르게 될 것 같은 치저스다. 식당 이름이 치느님의 영문판이라는 건 쉽게 유추할 수 있는데 치느님이 두 개의 뜻을 가지게 되는 순간을 여기에서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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