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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영화&드라마)/영화

태극기로 가슴이 웅장해지는 영화 승리호 후기

by 베터미 2021.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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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베터미입니다. 지난 여름 극장에서 개봉한다고 예고편을 봤었는데 코로나19로 차일피일 개봉이 미뤄지던 승리호가 드디어 넷플릭스에 공개됐습니다. 제작비가 250억원 들어갔다는 이 영화는 손익분기점이 580만명 정도였다고 합니다. 코로나로 극장 수입을 기대하기 힘들어서 넷플릭스에 310억원에 팔았다고 하는데요. 극장에서 개봉했으면 천만은 기본 찍고 갈 영화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컨텐츠 덕후로서 간단하게 승리호 후기를 줄이면 재미있습니다.

승리호

 

■ 태극기로 가슴이 웅장해지는 영화

미국 영화, 드라마 가릴 것 없이 좋아하는 팬으로서 최근 들어 올라가기 시작한 한국 영화, 드라마의 기상이 나날이 새롭네요. 만화책으로 시작해서 영화, 드라마로 이어지는 컨텐츠의 풍요로움이 있었던 미국, 일본이 부럽지 않은 상황이 됐는데요. 일본은 그나마도 일부 옥석을 가리면 실사화해서 망한게 대부분이고 미국은 마블은 잘 나가지만 DC는 언제까지 쫄쫄이냐에 얻어 맞으면서 풍족한 컨텐츠 속에 기를 못 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만화책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 시대가 웹툰으로 넘어가면서 컨텐츠의 풍요로움이 그야말로 웅장해지고 있는 상황인 듯 합니다. 멀게는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끼부터 최근의 경이로운 소문, 스위트홈에 이르기까지 웹툰 기반 컨텐츠 파이프라인이 터지는 것 같아서 반갑네요. 승리호 역시 다음 웹툰인 승리호와 동시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음 웹툰이 원작이라기보다는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고 하는데 컨텐츠를 활용하는 센스도 남달라지고 있습니다.

승리호 리뷰

 

삼촌이나 할아재들은 알고 있는 영화 아마겟돈을 시작으로 스파이더맨으로 이어지는 대부분의 할리우드 히어로물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미국 국기 성조기는 이제는 밈이 되서 안 보이면 허전할 정도인데요. 세계를 구하는 영웅이 왜 하필 늘상 미국인가라는 의문조차 가지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지구를 구한 영웅으로 한국인이 등장하는 시대가 됐다는데 또 다시 가슴이 웅장해집니다. 마지막 장면에 정해진 수순처럼 등장하는 태극기 장면을 할리우드 영화와 비슷한 타이밍에 끼워 넣은 자신감에 고구마 먹고 콜라 먹은 듯한 상쾌함이 느껴지더군요.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으로 인해서 이 영화가 개봉과 동시에 전세계 동시상영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뛰어 넘는 파급력을 보이고 있다는 것도 시대의 변화에 따른 장점이구요. 마블 시리즈가 줄줄이 뒤로 개봉이 밀린 마당에 볼만한 영화가 없는 기근상태인데 그야말로 오아시스같은 영화로 넷플릭스 뷰어 수도 기록적인 숫자가 찍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 레퍼런스로 보는 승리호 후기

영화 자체는 그 동안 나왔던 다양한 영화들의 클리셰를 총망라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어디서 많이 봤다 하는 장면들이 꽤 나옵니다. 기본적인 설정은 일본 만화 플라네테스에서 따 왔다고 하는데요. 우주청소부라는 컨셉이 여기에서 등장합니다.

승리호 후기

리디북스에도 올라와서 소장하고 있는 작품 중에 하나인데 우주청소부라는 컨셉을 보고 바로 떠올랐던 만화였습니다. 이 만화는 영화 감독으로 치면 드니 빌뇌브만큼이나 담담하게 이야기를 써내려가서 다소 허무하게 읽히는 작품인데 그래서인지 더 여운이 긴 만화입니다. 

 

이런 레퍼런스말고도 오즈의 마법사, 총몽 등도 떠오르고 기갑부대는 영화 채피의 로봇을 그대로 닮았더군요. 다시 또 올라가면 비슷한 부분이 수도 없이 많을 듯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레퍼런스를 1도 모르는 사람이 봐도 영화 잘 만들었다, 재밌다라는 후기를 남길 수 있게 만든 것 자체가 대단하다 싶습니다. 

 

제작비가 250억원 들었다고 하는데요. 디즈니 플러스에서 방영 중인 마블 드라마 시리즈 완다비전은 회당 제작비가 250억원입니다. 회당 제작비 기준으로 탑을 찍었다고 하는 이 드라마와 비교해 보니 우리나라 영화 승리호는 과연 얼마나 많은 인력을 갈아 넣어서 만들었을까 안타까울 정도로 CG 퀄러티도 훌륭하더군요.

승리호 클리셰

 

거기에 디즈니가 금언처럼 지키는 PC를 우리나라 영화에서도 지켜 주는 센스를 보여주는데요. 겨울왕국에서 엘사를 구해주는 게 백마탄 왕자가 아니라 여동생인 안나였다는 것에서 그 동안의 클리셰를 박살내 주는 센스에 뒷통수가 서늘한 반전을 느꼈다면 유해진이 목소리를 맡은 로봇 업둥이가 한결같이 남성같은 모습을 보였는데 촉이 좋은 꽃님이가 로봇인 업둥이에게 '언니'라고 부르고 업둥이 뺨이 붉어지는 모습을 보고 비슷한 뒷통수의 서늘함을 느꼈네요.  

 

■ 한국형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시작

잠깐 언급했듯이 승리호는 카카오쪽에서 MCU처럼 유니버스를 구축할 작정으로 기획했다고 합니다. 웹툰으로도 계속 제작이 될 예정이고 영화 후속작도 또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시간 번역기를 꽂고 다니면서 여러 가지 언어가 뒤섞인 상태에서 한국어와 자막이 난무하는게 어색하지 않게 잘 만들었습니다. 

 

그 가운데 해적판 무협소설 영웅문을 손에 들고 있는 장선장처럼 깨알같은 재미도 빠지지 않게 등장하구요.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 빠지지 않는 신파로 또 늘어지지 않을까 했는데 짧게 감정선만 툭 치고 갈 정도로 편집해서 괜찮았구요. 여러 가지로 눈에 띄는 영화네요. 반대의 의견도 많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 정도면 묻고 갈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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