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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영화&드라마)/영화

불굴의 역작 영화 타이타닉의 제작 뒷이야기와 제임스 카메론

by 베터미 2017.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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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어딘가에서 빠짐없이 틀어주고 있는 것 같은 영화 타이타닉은 다시 봐도 정말 질리지 않는 명작인 것 같습니다. 그 전부터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는 꼭 챙겨 보고 있었지만 타이타닉은 이전에 감독이 만들던 영화와는 장르 자체가 다르게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본인이 주장하기로는 자신이 만든 모든 영화가 러브스토리라는 말을 즐겨 합니다. 


터미네이터는 세상의 종말에 관한 이야기에 로맨스를 곁들인 영화고 에이리언에서는 리플리의 모성애를 보여주었고 심연이나 트루라이즈에서 역시 세상의 위기와 결혼 생활의 위기를 적절히 버무려서 러브스토리를 드러냈다고 우기고 있습니다. 

제임스 카메론


■ 20세기 폭스사의 타이타닉 영화에 대한 투자 결정까지


하지만, 타이타닉만큼 러브스토리가 중심인 영화는 그간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제일 처음 타이타닉의 시나리오를 써서 투자를 받기 위해 1995년 3월 20세기 폭스사의 회장인 피터 셔닌의 사무실에 찾아가 영화를 소개할 때도 간단하에 "이 영화는 타이타닉호를 배경으로 하는 로미오와 줄리엣 영화입니다."라고 운을 뗐다고 하지요. 그러자 회장은 "좋~~~아요. 3시간짜리 로맨틱 영화라고요? 우리가 원하는 영화네요"하고 환영하면서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타이타닉 촬영


그 뒤에 이어진 대화가 어떻게 보면 일반적인 반응이라고 봐야 할 것 같은데 "거기 터미네이터같은 장면이 조금 들어가는가요? 아니면 수직이착륙기나 자동차 추격신같은?"이라고 물어 봤다고 합니다. 그러자 카메론은 그런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당시 분위기는 조금 미심쩍어 하는 분위기였지만 워낙 승승장구하고 있던 감독이라 앞으로의 관계를 고려해서 투자를 시원하게 결정했다고 전합니다.


■ 배경 자료 수집을 위해 직접 물에 뛰어 들다


영화를 보다 보면 그 디테일에 또 놀라게 되는데요. 자료 수집을 위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12차례에 걸쳐 타이타닉호가 잠긴 4,000여 미터 깊이의 잔해 속으로 잠수정을 타고 내려갔습니다. 촬영 지역까지 내려가는데 10시간이 걸리고 도착하고 나서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이 고작 12분 정도인 그리고 한 번 내려갈 때마다 4만불 한화로 5천만원 가량이 드는 일을 해낸 것입니다. 

제임스 카메론 어비스


수심이 이 정도까지 내려가면 기압이 136기압에까지 이르는데요. 여간한 강철통도 단숨에 찌그러뜨릴 수 있는 엄청난 기압이기 때문에 타고간 잠수정에 아주 약간의 생채기로 틈이 생겼어도 아마 그 뒤를 장담하기는 어려웠을 위험한 작업이었습니다. 그리고, 12차례에 걸쳐 내려가면서 모래 폭풍같은 심해 폭풍을 당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그 심해에 수 차례 다이빙하면서 감독이 느낀 것은 외려 이 추운 곳에서 희생당한 희생자들에게 대한 슬픔과 애도여서 그 마음으로 인해서 더 경건하게 제작에 임할 수 있었다고 하는군요. 첫 번째 다이빙 후 돌아왔을 때는 갑자기 복받치는 울음을 참지 못했다고 전합니다.

타이타닉 세트장


실제 크기와 동일하게 제작하기 위해 위와 같이 영화의 주인공 타이타닉을 제작했는데요. 한쪽면만 제대로 완성을 해서 뒷면은 방향만 바꿔서 재탕을 했습니다. 크기는 실제에는 30여미터가 못 미치게 제작이 됐는데 그 이유가 배가 들어설 땅을 딱 그만큼 모자라게 사서라는 다소 황당한 전설같은 팩트가 있습니다.


■ 캐스팅 비화


감독은 캐스팅의 비중을 온전히 타이타닉이라는 배 자체에 두었기 때문에 눈에 띄는 스타를 기용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일등석의 여인과 삼등석의 남자라는 신분 차이를 극복한 사랑을 그리기 위해서는 재능 있는 배우를 찾는 것도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에드워드 펄롱 발굴


그 와중에 터미네이터2에서 에드워드 펄롱을 발굴했던 캐스팅 감독 말리 핀이 당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던 눈에 띄는 여배우 케이트 윈슬렛을 찾은 것입니다. 문제는 정작 제임스 카메론이 별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던 것이 이전부터 너무 중세 시절의 역할을 많이 맡아서 '코르셋 케이트'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의 배우여서 식상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에 선택을 주저했는데요. 실제 면접을 보고는 우아하고 꾸미없고 강인한 로즈 역에 제대로 어울리는 배우라 느껴서 선택을 했다고 합니다. 

케이트 윈슬렛 크로키


문제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였는데요.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에서는 지적장애인 역으로 <바스켓볼 다이어리>에서는 헤로인에 중독된 고등학생 운동선수 역할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상태인데다 본인 역시 중2병처럼 그런 외형적으로 힘들어 보이는 역할에만 꽂혀 있던 시절이라 전형적인 로맨스로 보이는 <타이타닉>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한참 인기가도를 올리고 있는 시절이라 어깨도 많이 올라갔고 무례하고 공격적인 성향이 있었는데 처음 카메론이 디카프리오에게 대본을 읽어 보라고 들이 밀었을 때도 "전 오디션 같은거 안 봐요"라고 중2병스러운 면모를 보였다고 하지요. 카메론은 아무렇지 않게 악수를 하고 문을 열어 배웅하려는 제스처를 취했는데 거기에 디카프리오가 일단 한 수 접고 들어가서 연기를 펼쳤습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소싯적


여기에서 디카프리오는 완벽하게 잭 역할을 소화해 냈고 케이트 윈슬렛에게 있지도 않던 캐릭터를 끌어내려는 카리스마까지 보여서 오디션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윈슬렛은 카메론에게 나는 뽑지 않더라도 디카프리오는 꼭 뽑으라는 조언 아닌 조언까지 하고 돌아갔다고 합니다. 


■ 제임스 카메론 몰래 제작된 엔딩곡


제임스 카메론은 영화음악 제작을 <에이리언2>에서 음악을 담당했던 제임스 호너에게 맡겼습니다. <에이리언2> 당시에도 의견차 때문에 불편한 사이였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처음 만나서 한 얘기가 그 때 일은 그 때 일이고 이번 일은 이번 일대로 하자는 화해부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음악에 관련해서 협의하다가 낸 결론은 이런 우아한 영화에 노래가 들어갈 수 없다는 카메론의 절대적인 입장 확인이었는데요. 호너는 오히려 영화의 웅장함을 해치지 않고 극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노래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그래서, 비밀리에 편곡을 마치고 점찍어 두었던 셀린 디온에게 노래를 맡기려고 생각하던 차에 마침 미국에 공연차 와 있던 디온에게 날아가 데모곡을 들려 주었습니다. 디온은 데모곡을 듣고 단 숨에 오케이를 외쳤고 소니측 임원들과 비밀리에 스튜디오에서 만나 노래 녹음까지 다 끝내 버렸습니다. 


그리고는 회사에서 결재받기 전에 상사의 기분을 살펴 보는 것처럼 카메론이 기분 좋아 보이는 시기를 노려서 슬쩍 들어 보라는 식으로 찔렀는데 마치 영화에서 한 번씩 나오는 장면처럼 '아 글쎄 노래는 안 된다는데 그러네...'라고 시작을 했다가 끝까지 아무말 없이 노래를 듣고 나서 그 역시 오케이를 했다고 전합니다. 

타이타닉 핀 나간 장면


영화의 백미인 이 장면, 사진을 찍는 분이라면 딱 봐도 알겠지만 핀이 나갔습니다. 초점이 대상에 제대로 안 맞다는 뜻인데요. 몇 일에 걸쳐서 같은 시간대에 이런 빛이 들어오는 시간에 촬영을 하려고 반복을 했는데도 제대로 된 타이밍을 잡지 못하다가 이 장면에 들어 온 빛을 포기할 수 없어서 이대로 내보냈다고 합니다.


타이타닉은 아카데미상 14개 부분에 후보로 올랐고 감독상, 편집상, 작품상을 포함해 11개 부문에서 수상을 했습니다. 제임스 카메론은 3번에 걸쳐 수상을 하기 위해 단상에 올랐고 3번째 올랐을 때 아래와 같은 수상소감을 남깁니다.

<타이타닉>의 메시지는 물론, 그토록 거대한 배가 가라앉았듯이, 그처럼 생각할 수도 없던 일이 일어났듯이,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소유한 것은 오로지 오늘뿐입니다. 삶은 소중합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에게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심장 박동에 귀를 기울여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것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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