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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영화&드라마)/영화

볼만한 영화 추천 스즈메의 문단속

by 베터미 2023.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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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이라는 측면에서 스므메의 문단속은 파괴적인 자연의 힘과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바치는 헌정사같은 느낌의 영화입니다. 나라마다 처한 상황이 달라서 '생활에 가까운'이라는 표현도 천차만별일 수 밖에 없는데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유독 자주 나오는 소재가 지진, 쓰나미같은 자연재해라 일본스럽게 자연재해를 두려워하고 재해석하는 작품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최근, 우연히 다시 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벼랑위의 포뇨도 그 중 하나인데요.

 

압도적인 자연재해인 상황을 판타지로 버무려서 마치 자연신에게 이해를 구하듯이 달래고 화해하고 융화하는 형식을 띄고 있는데 스즈메의 문단속도 그런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거장의 정서를 계승하기라도 하려는 듯이 비슷한 주제 의식과 소재 채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어쩌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재난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 된 '스즈메의 문단속'이구요.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에 이어서 재난에 관한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동일본대지진 그 뒤

2011년  2만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천문학적인 피해를 일으켰던  동일본대지진이 있었는데요. 영화를 따라 가다 보면 어느 순간 아 이 영화가 동일본대지진을 배경으로 하고 있구나 하는 지점이 옵니다. 폐허가 된 스즈메의 고향에는 바닷가를 마주하고 드넓은 평지가 있는게 아니라 거대한 방벽이 올라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동일본대지진 이전에도 이런 방벽을 지어서 쓰나미를 예방하려고 하는 지역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9미터가 넘는 해일이 밀려 들어왔다고 하니 여간한 방벽도 넘을 수준이었습니다.

 

이야기가 절정에 달할 때쯤 소환되는 일상이 무너지기 직전의 모습이 무수히 교차되는 장면은 그래서 더 묵직하게 다가 오는데요. 어른과 아이가 같이 봤을 때 보는 시점이 크게 다를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서 아쉽기도 하고 그래서 더 오랫동안 회자되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생기는 영화입니다. 아이들이 재밌어 하는 관점은 쉽게 이해가 가는데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겠다 싶더군요.

 

언어가 달라서

영어든 일본어든 언어가 다르다 보니 같은 영화를 봐도 함의를 이해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스즈메의 문단속도 그런 부분이 몇몇 있더군요. 미미즈라 불리는 지진을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물체는 일본어로는 지렁이인데요. 그렇게 보니 생긴게 왜 그렇게 생겼는지, 땅 속에서 기어 올라오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다이진이라고 별명이 생긴 고양이는 이름이 붙은 뒤 스즈메가 왠지 다이진이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하는데요. 무슨 뜻인가 궁금했는데 발음에 맞는 의미로는 대신, 대인, 거인 등을 뜻하는 말이더군요. 옛날 일본의 대신이 몸이 하얗고 수염이 듬성듬성 나 있어서 그 모습과 닮아서 대신과 비슷하게 생겨서 이름을 잘 붙였다고 한 것인데요.

다이진을 고양이로 만든 것도 고양이의 변덕스러움을 자연의 변덕스러움에 빗대고 싶은 의지를 담았다고 합니다. 그 반대에는 스즈메가 있는데요. 스즈메는 일본어로 참새인데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새로 '일상'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실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반려묘 이름도 스즈메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을 이어 애니메이션계 거장의 반열에 들고 있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예전과 달리 애니메이션에 적극적으로 CG를 채용하는 것이 그만의 독특한 점인데요. 극장에서 볼만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게끔 잘 만듭니다. 여기에 음악까지 버무리면 눈과 귀가 호강하는 수준으로 갑니다. 이미 애니메이션으로는 보기 힘든 흥행성적을 내고 있는 스즈메의 문단속 뒤늦은 추천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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