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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소식

웬지 무라카미 하루키가 떠오르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by 베터미 2017.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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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집어 들기 전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를 보고 있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이 떠오르게 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리뷰해 보려고 합니다.


 사실, 이런 식의 교차 편집 방식은 많은 작가들이 사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누가 떠올라도 상관없는 흐름이기는 하지만 최근에 보던 책이고 하필이면 그 책이 일본어를 번역한 책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어린시절에 대한 장면이 나오면 이게 저 책이었는지 이 책이었는지 왔다갔다 하면서 봤던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 '개미'를 쓴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이런 교차편집에 능했는데 그의 대표작들을 보면 항상 수평으로 이야기를 여러 개 나열해서 왔다갔다 하면서 어느 시점에는 시간대가 맞닿아 있다가 어느 시점에는 멀리 있다가 하는 식으로 집중의 끈을 놓치면 안되게끔 합니다. 그런데, 차이가 있다면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시간의 순서로 시점에 따라 교차하는 방식으로 오가는 1차원적인 교차 편집이라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작가 특유의 추리소설같은 기법을 살린 다차원적인 교차이기 때문에 어느 순간 흐름을 놓쳐 버리면 다시 책을 펼치기가 어려운 내용이기도 합니다.


 스포일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수미가 쌍관하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끝까지 달려봐야 알게 되는 그런 책입니다.

많은 캐릭터 속 주인공은 누구?


 책을 헤쳐 나가다 보면 여러 캐릭터가 등장하기 때문에 과연 누가 주인공이고 누가 조연이가를 놓치기가 쉬운데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수미쌍관을 이루는 캐릭터인 좀도둑 3인방이 아닌가 싶습니다. 가장 큰 메시지는 이들을 통해서 던지는게 아닌가 하는데요.

묘한 동질감의 근원은 타임슬립때문?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처럼 느껴졌던 이유는 아마도 타임슬립물이라서 더 그랬던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는 우리나라 드라마 '시그널'이 떠오르기도 하구요. 대개는 이런 스타일의 타임슬립물이 연애로 발전하는 경향이 많은데 이 작품에서는 연애보다는 위로를 택합니다. 주인공 3인방은 별볼일없는 인생에 한 번도 남을 배려해본 적이라던가 해보려고 했던 적이 전혀 없어 보이는 막다른 골목길 인생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어쩌다가 기어 들어간 잡화점에서 평생 겪어 보지 못한 소통의 기회를 가지게 됩니다.

디테일이 살아 있는 판타지


 읽으면서 작가가 집요하리만큼 변태스럽다고 느낀 것은 요소요소마다 등장하는 집요한 디테일때문이었는데요. 이 때문에 또, 무라카미 하루키를 떠오르게 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읽고 나면 꼭 한 번씩 들게 되는 생각이 그 음악이 어떤 음악이지? 궁금한데 찾아 들어볼까? 하는 마음인데요. 이 책을 보면서도 동일한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설정은 굉장히 현실에 가깝지만 책 전반을 아우르는 소재는 누가 봐도 판타지인 특이한 책인 것 같습니다. 특히, 경제 전반에 대한 정보를 줘서 부를 거머쥘 수 있게 하는 부분은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되는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20년 전에 삼성전자를 사 두었더라면!! 그게 200만원을 넘을 줄 알았더라면!! 얼마나 행복한 상상입니까ㅎ 드라마 '시그널'을 보면서도 현실적인 저는 저치들이 왜 사건에 집중하느라 중요한 것을 놓치는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는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서 일정 부분 그 갈증이 해소가 되면서도 씁쓸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바닥 인생이 그리는 소통과 성장의 기적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잡화점 자체가 가지는 과거와의 연결 통로인 우편함이 기적적인 물건이 아니라 그 소통으로 사람의 생각과 인생이 변화하는 것이 기적적인 내용을 그리고 있습니다. 우연스럽게도 하나의 장소로 귀결이 되는 서로의 인연은 만화경 같은 다양한 인생사도 결국에는 하나의 탄생에서 시작되는 것이고 부와 가난, 사랑과 이별, 꿈과 성취 등 결과적으로 달라 보이는 모든 것도 은연 중에 연결되어 있고 높고 낮음이 있어 보이는 그런 인생도 결국은 소통으로 해결하고 성장할 수 있다고 에둘러 얘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종국에는 아 나도 저렇게 변화할 수 있겠구나, 저렇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위안에서 얼마간의 감동도 얻을 수 있는 그런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조만간에 영화로도 개봉을 한다고 하는데 워낙 원작 파괴를 잘하는 일본 영화계인지라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정말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됩니다. 얼마 전에, 저하고 나이가 10살 이상 차이가 나는 친구가 '상실의 시대'라는 책을 읽고 있는 것을 보고 좋은 책은 두고두고 읽히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도 그런 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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