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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소식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천국의 수인

by 베터미 2017.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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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에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있다면 스페인에는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이 있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신'을 끝으로 연작을 마친바 있는데요. 그 연작이 근 20년에 걸쳐 완성됐었죠. 처음은 '타나토노트'였고 '천사들의 제국'이 그 뒤를 이었고 '신'으로 마무리가 됐습니다. 저도 그 세월을 같이 살면서 연작을 다 챙겨 봤는데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도 그 다음으로 기다리게 된 작가가 됐습니다. '바람의 그림자'를 시작으로 '천사의 게임'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천국의 수인'까지 3부가 완료되었고 마지막 4부가 남아 있다고 합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생각이 나면 또 하염없이 작가의 이름을 검색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왕좌의 게임'보다는 출간이 더 확정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조지 R. R. 마틴 이 분은 공개석상에서 드러내 놓고 자기 소설에 나오는 캐릭터의 죽음을 걸고 독자를 위협하는 작가죠.

알아서 기지 않으면 티리온을 다음에 없애 버릴테다라고 협박하고 있는 마틴옹


 그리고, 책을 출간하는 속도가 더디고 프리퀄에 스핀오프부터 쓰고 있는 판이라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는 그 완결이 작가의 건강을 이유로 출간되지 못할까 독자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마이클 크라이튼이 요즘치고는 젊은 나이에 돌아가시는 바람에 공상과학 소설의 선구자를 잃어 버린 것 같은 기분을 느꼈던게 벌써 1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작가의 건강을 이렇게 기원하기는 또 처음인것 같습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는 반지의 제왕으로 톨킨옹을 기억하듯이 왕좌의 게임으로 마틴옹을 기억하게 될 것이 자명할 것 같은데요. 그 작가와 동시대를 살아 가고 있다는 것에 감사한 한편으로 어서 결말을 내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우연하게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과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작품이 '천사'가 등장하는 공통점이 있네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경우에는 직접적인 관련이 있지만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작품에는 은유로 묘사된다는데는 차이가 있습니다.

 영어같은 경우는 그나마 어릴 때부터 꾸준히 배워 오는지라 영어 이름이 등장해도 그려려니 하고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내성이 생겼다고 생각하는데 프랑스 책이나 스페인 책은 이름부터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주요한 요인이 되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충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벽을 넘어야 이야기가 눈에 들어오고 흐름이 파악되는데 저처럼 특히나 이름에 약한 경우에는 3부로 구성된 이 연작을 다 봤음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쉬었던 기간이 너무 길어서 등장한 인물이 동일인물이었는지 인지하는데 한참이 걸렸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차라리 미국 작가인 댄 브라운의 소설이 훨씬 접근성 좋고 읽기에 수월하지 않나 싶습니다.

 댄 브라운 소설과도 굉장한 공통점이 있는데요. 책을 보고 나면 책에서 다뤘던 지역에 놀러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댄 브라운 소설에 등장하는 유럽의 지역들은 이미 관광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는 지역이라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는 곳이긴 하지만 내용을 알기 전에 가는 것과 내용을 알고 나서 가는 것과는 여행의 질적인 면에서 많이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여행을 풍성하게 해주는 정보를 많이 주는데요.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소설은 스페인 특히, 바르셀로나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생소한 장면들에 대한 묘사를 보면서 유럽의 골목 한켠을 떠올리기도 하고 스페인은 어떤 모습일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게 합니다.

 앞서 소개했던 여러 작가들의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소설과 차이점이 있다면 판타지같은 내용을 다루면서도 현실적인 시대적 배경을 끌어 안고 가는 점인데요.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세계대전을 끝낸 뒤의 전후 상황까지가 시대적 배경이라 그 시기의 스페인의 시점에서 유행했던 문화, 정치, 종교적 배경 등이 깔려 있어서 마치 스페인 사람이 우리나라 소설 '한강'을 읽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소설과 독자간의 동조화에 시간이 더 걸릴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그랬구요. 하지만, 눈에 쉽게 들어오지 않는 문자들의 향연에서도 끊고 갈 수 없는 마력이 있어서 누구나 한 번 빠지면 지금까지 출간된 3부작을 다 봐야 성이 풀리리라 확신합니다. 


 이 작가의 장점은 진짜 4~50년대에 지성인이라고 할만한 사람들이 구사할 것 같은 빈정거리는 말투, 반어법 등을 적절하게 표현해서 실소를 머금고 집중해서 책을 볼 수 있도록 해 주는데 있지 않나 싶을 정도로 은근한 재미와 속도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리디북스에 '도서제안하기'라는 기능이 있어서 신청을 해 놨는데 보는 사람이나 찾는 사람이 많이 없는지 등록이 안 된지도 몇 년이 된 것 같네요. 외국에서는 인기가 좋아서 영화화 제안도 많이 들어 온다고 하는데 널리 알려져서 많은 분들이 즐겨도 좋을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다 보니 내용 소개는 없이 읽다가 떠올랐던 작가만 나열하다 끝난 것 같은데 믿고 보는 스페인 작가로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그리고 그의 작품 '천국의 수인' 강력 추천합니다. 기왕이면, 1부인 바람의 그림자부터 시작하는게 좋겠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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