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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영화&드라마)/영화

크리미널 - 케빈 코스트너에 사로잡혀 시간을 놓칠 뻔 한 영화

by 베터미 2017.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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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다 보면 몇가지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데 관계의 확장이라는 점에서 보면 취직, 결혼, 육아 등이 그 주요한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취직, 결혼 등은 계기만 있다면 무르고 취소하고 돌아설 수 있지만 육아는 어떤 방법으로도 떼어낼 수 없는 질긴 인연의 끈입니다. 그래서 결혼한 사람 다르고 애 키우는 사람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는가 봅니다. 저희 집도 아이를 키우면서 변하게 된게 영화를 보러 가기 위한 방법이 세분화된 것인데요. 첫 번째 방법은 각자도생의 방법입니다. 남편이 먼저 영화를 보고 오고 아내가 나중에 스케줄을 잡아서 보고 온다던가 혹은 그 반대로 하는 방법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믿을 만한 누군가에게 아이들을 맡겨 놓고 같이 영화를 보러 가는 방법입니다. 처음에는 이 두 번째 방법도 불안해서 극장에 앉아 있어도 좌불안석이었는데 이제는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변화가 장단점이 있는데 아이가 생기기 전에는 부부 혹은 연인이 같이 다니기 때문에 서로 다른 취향에도 불구하고 맞춰줘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아이가 생기고 나서부터 첫 번째 방법으로 영화를 보면 취향 차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아도 알아서 원하는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설이 길었네요. 크리미널은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취향을 타는 영화일 것 같습니다. 출연진을 보면 이건 꼭 봐야해!!라는 생각이 들지만 내용은 기대와 많이 달랐습니다. 출연진의 면면을 보면,


(1) 라이언 레이놀즈 : 그린랜턴으로 '~닦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면서 대차게 망했지만 데드풀에서 기사회생했죠. 19금 유머와 욕설을 쉴새없이 재잘대는 극강 캐릭터를 탄생시킨 라이언 레이놀즈가 나옵니다.

(2) 갤 가돗 : 올해의 영화가 될 것인가, 사용하는 무기로 봐서는 '방패닦이'가 될 것인가 지켜봐야 겠지만 곧 개봉을 앞둔 '원더우먼'의 히로인 갤 가돗도 나옵니다.

(3) 케빈 코스트너 : 이 분은 연기 내공이 10갑자는 되어 보입니다. 얼마 전에 '히든 피켜스'에서 독특한 카리스마를 뽐내는 역으로 인상깊은 연기를 펼쳤던게 기억나는데 크리미널에서는 대책없는 사이코패스 범죄자 역할을 제대로 연기해 보입니다. '맨 오브 스틸'에서는 슈퍼맨을 키워준 양아버지 역할을 했었죠.

(4) 게리 올드만 : 여기저기서 다작하시는 개리 올드만, '다크 나이트'에서 경찰 역할을 맡았었죠.

(5) 토미 리 존스 : '맨 인 블랙'의 K요원 출신 토미 리 존스도 나옵니다.


이 엄청난 캐스팅으로 봐서는 영화가 가볍고 즐거운 영웅을 다룬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실상은 최근에 쥐를 상대로 성공했다고 하는 머리 이식 수술과 비슷한 소재인 기억 이식 수술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머리 이식 수술을 진행한다고 하는 뉴스를 본 것 같은데 진짜로 할려는지 모르겠지만 목적은 이 영화의 목적과 비슷할 것 같습니다. 주인공인 라이언 레이놀즈는 중요한 정보를 가지고 테러 조직에 쫓기다가 죽음의 위기를 맞이하게 되고 태어날 때부터 감정이 없는 사이코패스였던 강력범 케빈 코스트너에게 라이언 레이놀즈의 기억과 능력을 덧씌우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없던 부분을 채우는 거라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듯한 수술을 진행하는데요. 처음에는 실패한 줄 알았던 수술이 시간이 갈수록 효과가 생기면서 그 기억과 능력을 활용해서 중요한 정보를 되찾아가는 내용입니다. 머리 이식이 정말 가능하게 되면 사지가 마비된 사람에게도 재활의 기회가 생길 수도 있겠죠. 그걸 목표로 도전하는 거일테구요. 


케빈 코스트너는 아무런 감정없이 주저없이 범죄를 저지르고 폭력을 행사하는 사이코패스에서 감정을 이식받아서 천천히 변화하는 과정을 실감나게 연기합니다. 몸이 바뀐다던가 영혼이 바뀐다던가 하는 설정은 워낙에 많이 있었기 때문에 식상할 수도 있는데 뇌의 감정을 담당하는 부분만 이식한다는 설정 자체가 가져 오는 현실적인 무게감 때문인지 그럴 법 하다라는 생각에서 오는 아련함이 꽤나 크게 다가옵니다. 이미 죽은 남편의 습관을 따라 한다던가 둘만 아는 비밀을 안다던가 하는 것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클리셰가 되어 버렸지만 여주인공이 갤 가돗이기 때문에 더 안타깝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갤 가돗은 항상 선이 굵은 강한 여성을 연기했던 것 같은데 크리미널에서는 청순합니다. 청순해요. 그리고 웬걸 잘 어울립니다.


라이언 레이놀즈의 분량이 아쉬웠지만 케빈 코스트너의 연기에 반해 버린 영화입니다. 잠깐 보다가 재미 없으면 말려고 했는데 케빈 코스트너 때문에 잡혀서 본 영화입니다. 출연진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서 보기에는 부족하지만 헐리우드 영화에 이렇게 단호하게 잔혹한 면이 있었는가 하고 보게 되는 영화입니다. 취향을 타기 때문에 남녀에게 모두 추천할 수는 없겠네요. 저처럼 혼자 볼 생각이라면 한 번쯤 기억해 뒀다가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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