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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영화&드라마)/영화

신파도 연기로 채워지면 먹히네 그것만이 내 세상 리뷰

by 베터미 2019.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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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1세기 신조어 중 하나인 스크린에이저가 어울리는 사람 베터미입니다. 뒤늦은 영화 리뷰인데요. 최근에서야 비로소 <그것만이 내 세상>을 보게 됐습니다. 이병헌, 박정민, 윤여정, 한지민, 김성령 등이 등장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볼만한 영화였는데요. 리뷰 특성상 일부 스포를 함유하고 있으니 독자의 주의를 요합니다. 

그것만이 내 세상 플스


■ 이병헌 연기는 미워할 수가 없다


개인사가 어떻게 되는지 큰 관심 없는 편이긴 한데 불륜 의혹으로 한 차례 고생을 겪었던 이병헌은 이차저차 찝찝한 꼬리표를 달고 사람들에게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개인사는 미워도 연기는 미워할 수 없다는 신소리가 돌 정도인데요. 


최근 작품들이 <남한산성>, <싱글라이더>, <마스터>, <내부자들> 등 시종일관 진지하거나 진지한 와중에 웃긴 캐릭터를 보여 줬습니다. 이 가운데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보여준 한물간 복서 플러스 동네에서 찌질한 백수 캐릭터는 굉장히 성공적이었구요. 역시 이병헌 하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병현 그것만이 내 세상 연기


■ 될성부른 떡잎의 발견


서펀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장애인을 연기한 박정민을 발굴해낸 영화였습니다. 자세한 부연 설명이 없어서 지체장애를 앓고 있구나 정도쯤에서 추측할 수 있고 피아노를 잘 친다는 점에서 역시 서펀트 증후군이 이 있구나 하고 추정해야 한다는 점은 좀 불편할 수 있지만 이 캐릭터를 소화한 박정민의 연기는 대단했습니다. 


87년생이니 2018년 기준으로 32살이었는데요. 고등학생 연기부터 장애를 가진 연기까지 어색함 없이 호기롭게 잘 소화해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쉴새없이 작품에 출연하고 있는데요. 최근 주연으로 출연한 <사바하>도 조짐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이 와중에 약간은 어설퍼 보이는 피아노스쿨 원장 조관우가 있었는데요 음악으로 활동을 안 한다 했더니 여기에서 갑자기 등장해서 놀랐습니다. 연기 경력이 일천한 것 치고는 연기자스럽게 잘 녹아 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만이 내 세상 조관우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인데하고 한참을 생각했네요.


■ 신파를 이긴 연기


여러 영화 리뷰어들이 공통으로 신파다, <레인맨>을 베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는데요. 어떤 영화를 베꼈다를 떠나서 하나부터 열까지 예상이 되지 않는 지점이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참신한 반전같은 건 없었구요. 


특히나 한지민이 박정민과 같이 집에서 공연하는 장면같은 경우는 제가 소싯적에 공책에 휘갈겨 썼던 연애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연출이었는데요. 소싯적에 적어 놓았던 것을 생각하면 손발이 오그라드는데 그 위험한걸 감독이 해냈다는데 박수를 보냅니다. 

한지민 그것만이 내 세상


이 외에도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촘촘하게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영화가 움직이지만 이를 연기하는 이병헌, 박정민, 윤여정 등의 깊이 있는 연기가 자칫 신파로만 치우칠 수 있는 간극을 훌륭하게 메꿉니다.


■ 그것만이 내 세상


신파로 내몰리고 플롯이 단순하다고 욕먹기는 하지만 꽤 디테일한 정보가 요소요소에 녹아 있어서 놓치면 전체를 제대로 해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상식 수준에서 서펀트 증후군이 뭔지 모르면 왜 저 친구가 피아노를 저렇게 잘 치는지도 잘 모를텐데 중간에 잠깐 보육원에서 서펀트라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놓치기 쉽습니다. 


어눌한 말투가 일상인 진태가 들국화의 <그것만이 내 세상>을 듣고 있는 엄마에게 가서 슬프냐고 묻는 장면 역시 습관적으로 "네", "네"하는 진태에게 묻혀서 웃고 넘어가면 쉽게 놓칠 수 있는 부분이구요. 아무 감정없이 "네"만 할 줄 아는 것 같았던 진태는 엄마의 장례식에 길거리 피아노에서 <그것만이 내 세상>를 피아노로 연주하면서 그의 슬픔을 그의 방식대로 표현합니다. 첫 장면을 놓쳤다면 공감이 가지 않는 부분일텐데요. 


이렇게, 군데군데 중요한 떡밥들을 아무렇게나 흘리고 있어서 그냥 재밌고 슬펐어라고 하기에는 매우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캐릭터 설정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여기저기에 터져 나오는 욕설 하나만큼은 불편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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