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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영화&드라마)/드라마

욕을 얻어 먹고 있는 왕좌의 게임 시즌8로 보는 핍진성의 의미

by 베터미 2019.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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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미드계의 컨베이어 벨트 베터미입니다. 다양한 정보를 실어 나르고 있는게 주된 일이었는데 오늘은 왕좌의 게임 시즌8에 이르러서 무너지기 시작한 핍진성에 대해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시즌8 5화까지의 스포를 함유하고 있으므로 독자의 주의를 요합니다. 

왕좌의 게임 시즌8 핍진성


■ 개연성은 있는데 핍진성이 부족하다


핍진성은 얼핏 보면 영어같기도 하고 한자어같기도 해서 의미가 쉽게 머리에 박히지 않는데요. '가까이할 혹은 핍팍할'이라는 뜻을 가진 핍 자에 참 진, 성품 성을 합쳐서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모아 보면 진실에 가까운 정도를 의미하는 뜻인데요. 


영어로는 Verisimilitude라고 합니다. 한국어만큼이나 영어도 도데체 무슨 단어인지 가늠이 안 잡히는데요. 발음 기호로만 보면 베리서밀러튜드라고 발음합니다. 영어로도 대강의 의미를 추측하기 힘들어서인지 쉽게 풀어서 'truthlikeness'라고도 쓰는데요. 역시 진실에 가까운 정도라고 해석할 수 있는 단어입니다. 

리아나 모르몬트


▣ 개연성이란?

사건이 현실화될 수 있는 확실성의 정도 또는 가능성의 정도라고 정의하는데요. 그래서 핍진성과의 차이점을 따지기가 점점 더 난해해집니다. 둘 다 진짜같으면 다 쓸 수 있는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 핍진성이란?

문학 작품에서, 텍스트에 대해 신뢰할 만 하고 개연성이 있다고 독자에게 납득시키는 정도라고 정의하네요. 단순 정의로만 보면 핍진성이 개연성에 비해 더 광의의 개념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경우인데요. 


왕좌의 게임에서 서세이가 미산데를 죽여서 대너리스가 빡쳐서 용을 끌고 가서 레드킵을 다 깨부셨다는 건 개연성이 있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전후 관계가 명확하니까요. 하지만, 이 드라마를 처음 시즌1부터 지켜 본 사람이라면 대너리스가 갑자기 폭주해서 매드퀸(?)이 되는 것에 대해서 황당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녀가 흑화되는 과정이 불과 1, 2화 사이에 이루어진 일이기 때문인데요. 그 동안 어진 임금으로서의 자질을 잘 보여 주다가 주변인물들이 시나브로 사라지기 시작하니까 멘탈이 붕괴해서 주민들까지 불로 다 휩쓸어 버렸다라는 과정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지점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동안 구축했던 대너리스에 관한 핍진성이 깨졌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왕좌의 게임 서세이


■ 왕좌의 게임 시즌8에 이르러서야 사라진 핍진성


어차피 허구인 작품에서 사람들이 끌리게 되는 이유는 개연성이 모이고 모여서 이루어낸 이 핍진성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일관성있게 악당인 서세이는 마지막까지 악당인 것이 어울리고 그럴싸합니다. 영민한 참모 역할로 작은 새들을 날려 보냈던 바리스는 마지막까지 살아날 구멍을 마련하는 것이 어울립니다. 


꽤 육중한 몸에 머리 쓰는 것 외에는 큰 재주가 없어 보이는 바리스는 그렇게 시즌8까지 그 영민함으로 살아남았는데 갑자기 진정한 왕을 모시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흐름은 어울리지 않는 구석이 존재하는거죠. 

조라 모르몬트


이 핍진성이 크게 흔들렸던 지점이 바로 아리아가 나이트킹을 제거하는 장면이었는데요. 개인적으로 아리아가 뜬금 없이 나이트킹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화이트워커 중 하나로 변장해서 뒤에 서 있다가 달려드는 장면의 연출은 되어야 하지 않았었나 하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시즌8에서 왜 그 동안 배웠던 변장술을 안 쓰는건지 알 수가 없는데요. 마지막화에 쓰려고 에너지를 모아 둔건지는 두고 봐야 되겠네요. 애초 제 추측은 서세이를 제이미의 얼굴로 처치하고 가면을 벗는 연출을 기대했는데 서세이에게 어울리지 않는 해피엔딩이라 더 어이를 상실했네요. 잔인하기는 하지만 피의 결혼식도 돌려 주는 식으로의 연출도 가능했구요. 아직도 미련은 가지고 있습니다만.


그 동안의 흐름으로 보면 존 스노우와 나이트킹이 맞붙어서 치열한 전투 끝에 나이트킹을 죽이고 존 스노우 역시 부활했으니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으로 마무리를 해도 좋았을 법 한데 말이죠. 존 스노우를 살려 냈던 멜리산드레는 할 일을 마치고 돌아가고 존 스노우만 멀쩡히 살아 있으니 이 역시 핍진성을 해칩니다. 

왕좌의 게임 작가


다만, 존 스노우 자체의 핍진성은 여전합니다. 아무 것도 몰라요. 마지막까지 그럴 것 같아요. 그럴싸한 정치 판타지로 많은 이들에게 인기를 얻었던 왕좌의 게임이 시즌8에 이렇게 허무하게 마무리하고 사라진다 생각하니 아쉽네요. 원작가의 분투만 바랄 따름입니다. 총괄제작자인 데이비드 베니오프와 D.B. 와이스는 마지막화 방영일에 술 먹고 뻗어서 아무것도 보고 듣지 않을 예정이라고 하니 얼마나 크게 뒷통수를 때릴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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